2006년 타임지, 세계를 움직이는 100인 중 한명으로 선정 1954년 독일에서 태어나다 나에게 "예술은 천지창조다. 내가 원하는 것을 만들고 그리는 것이다" "무의식을 의식화하는 것이고, 보이지 않는 것을 보이게 하는 것이다" Abject Art, 남성의 대상이 되는 오브제가 되는 것을 거부하는(깨는) 페미니즘. 예술 인간 배설품을 대상으로 하면서 불쾌감을 자아내는 기존의 관습을 파괴하다
[키키 스미스] 자연과 인간은 하나다. 공명과 파동으로 서로 긴밀하게 하나가 된다. 사람의 몸은 죽으면 흙이 된다. 자연의 흙과 인간의 몸 흙은 같은 것이다. 여성과 동물 조화로운 공존, 물아일체 키키 스미스 20세기의 여성성보다는 21세기(2000년)부터 작가는 여신성을 강조한다. 포용성 크고, 감각 감수성 예민하다. 자연과 우주와 소통능력이 탁월함 강조하다.
우주는 큰 우주, 사람의 몸은 작은 우주(동의보감 철학). 큰 우주의 몸과 작은 우주의 몸이 만날 때(물아일체) 예술이 잉태된다. 그래서 신체성 중요하다.
서울시립미술관 《키키 스미스-자유낙하》 개최 - 1980~1990년대 여성성과 신체를 다룬 구상 조각으로 세계적인 주목을 받아 온 동시대 미술 작가 키키 스미스의 아시아 첫 미술관 개인전 - 생동하는 에너지로 함축되는 ‘자유낙하’라는 타이틀로 작가의 지난 40여 년간의 궤적 소개 - 초기 여성주의 서사를 넘어 현대를 살아가는 감성을 설화, 신화, 역사, 서사와 함께 엮어낸 조각, 판화, 사진, 태피스트리, 아티스트북 등 2022년 신작을 포함한 작품 140여 점 선봬 - 전시 몰입의 경험을 위해 전시를 기반으로 조향된 향을 전시실에 발향, 작가의 방대한 예술세계의 이해를 돕기 위해 출판사 열화당과 단행본 『키키 스미스 – 자유낙하』 출간
《키키 스미스-자유낙하》 아시아 첫 미술관 개인전으로 마련된 이번 전시는 1980년대를 시작으로 지금까지 스미스가 밟아온 지난 40여 년간의 여정을 차근히 짚어냅니다. 작가가 이름을 알리는 계기가 된 대표작 외에도 그동안 잘 알려지지 않았던 소형 오브제나 사진 매체 등을 고르게 담아, 장르의 위계나 구분 없이 다매체를 경유해 온 스미스의 조형적 특성을 조망합니다. 12월 15일, 한자리에 모인 140여 점의 다채로운 작품들을 서울시립미술관에서 직접 만날 수 있다.
《키키 스미스 — 자유낙하》 𝘒𝘪𝘬𝘪 𝘚𝘮𝘪𝘵𝘩 — 𝘍𝘳𝘦𝘦 𝘍𝘢𝘭𝘭 2022. 12. 15.(목) – 2023. 03. 12.(일) 서울시립미술관 서소문 본관 1, 2층⠀The opening of 𝘒𝘪𝘬𝘪 𝘚𝘮𝘪𝘵𝘩 — 𝘍𝘳𝘦𝘦 𝘍𝘢𝘭𝘭 is only one week away. The exhibition, organized as the artist’s first solo exhibition at a public museum in Asia, takes a studied look at Smith’s 40-year journey that starts from the 1980s. In addition to her major works that put Smith on the map, the exhibition also includes her lesser known works, such as her small objects and photographic works, to give light to Smith’s formative characteristics that have explored multimedia without hierarchy or distinction of genres. On December 15, we invite you to take a first-hand look at the diverse array of around 140 works now gathered in one place at Seoul Museum of Art. 𝘒𝘪𝘬𝘪 𝘚𝘮𝘪𝘵𝘩 — 𝘍𝘳𝘦𝘦 𝘍𝘢𝘭𝘭 December 15, 2022 – March 12, 2023 Seoul Museum of Art, 1-2F Image ⓒ Chris Sanders
[1] 서울시립미술관(관장 백지숙)은 2022년 12월 15일(목)부터 2023년 3월 12일(일)까지 총 88일간 서소문본관에서 《키키 스미스 - 자유낙하》를 개최한다. [2] 《키키 스미스 ― 자유낙하》는 1980~1990년대 여성성과 신체를 다룬 구상조각으로 세계적인 주목을 받아 온 동시대 미술 주요 작가인 키키 스미스(1954년생, 미국 뉴욕)의 아시아 첫 미술관 개인전이다. 섬세하게 조율된 작가의 작품세계 전반을 조망하는 이번 전시에서는 조각, 판화, 사진, 태피스트리, 아티스트북 등 다양한 매체를 아우르는 작품 총 140여 점이 소개된다.: 본 전시는 서울시립미술관이 세계적인 문화도시 서울의 대표적인 동시대 미술 중심 미술관으로서 다양한 공공 간 소통을 확장하고 동시대 미술의 형성에 기여해 온 해외 거장을 주목하기 위해 마련한 국제전이다. [3] 서울시립미술관의 2022년 기관 의제인 ‘제작’과 전시 의제 ‘시’를 동시에 경유하는 이번 전시는 다양한 매체를 탐구하는 제작가의 면모 그리고 시대의 굴곡을 따라 조형적 운율을 달리해 온 키키 스미스의 예술적 특성을 ‘자유낙하’라는 키워드로 풀어낸다.: 작가는 삶과 죽음, 실제와 이상, 물질과 비물질, 남성과 여성 등 이분법적으로 나뉘는 경계선 사이에서 뚜렷한 해답보다는 비선형적 서사를 택해 왔다. 느리고 긴 호흡으로 주변의 ‘크고 작은 모든 생명’에 귀 기울이며 상생의 메시지를 던지는 스미스의 태도야말로 과잉, 범람, 초과 같은 수식어가 익숙한 오늘날 다시 주목해야 할 가치이다.
[4] 전시 제목 ‘자유낙하’는 키키 스미스 작품에 내재한 분출하고 생동하는 에너지를 함의하며, 이는 작가의 지난 40여 년에 걸친 방대한 매체와 작품 활동을 한데 묶는 연결점으로 기능한다. : <자유낙하>는 키키 스미스가 1994년에 제작한 작품의 제목이기도 하다. 판화이자 아티스트북 형식으로 제작된 이 작품은 평면 매체에 입체적으로 접근한 스미스의 조각가적 면모를 동시에 살펴볼 수 있는 대표작 중 하나로, 이번 전시에서도 만나볼 수 있다.
<자유낙하>, 1994, 일본산 종이에 포토그라비어, 에칭, 사포질, 84.5×106.7 cm. 작가 및 유니버설 리미티드 아트제공
[5] 전시의 세부 구성은 연대순 나열이나 ‘여성’, ‘신체’와 같이 작가를 수식해 온 기존의 규정적 접근에 기반하기보다는 키키 스미스 작품세계에서 핵심적으로 발견되는 ‘서사구조’, ‘반복적 요소’, ‘에너지’ 같은 몇몇 구조적 특성에 기초한다. : [이야기의 조건: 너머의 내러티브] 설화, 동화, 신화, 종교, 역사, 민화 등 다양한 배경에서 비롯한 작품의 모티프가 같은 화면에서 만나 새로운 서사구조를 이루고, 직조와 해체를 통해 비선형적 내러티브를 구축해 나가는 작가 특유의 조형 문법과 구성 방식을 살핀다. [배회하는 자아] 작품세계 확장에 큰 계기가 된 판화와 사진 매체가 지니는 반복적인 특성은 작가가 그간 강조해 온 배회의 움직임과도 궤를 같이한다. 이러한 반복을 통해 자신을 본격적으로 작품 안에 등장시키기도 하고, 주변의 ‘크고 작은 생명’에 귀 기울여 온 작가의 특징적 행보를 소개한다. [자유낙하: 생동하는 에너지] 신체에 기반한 1980~1990년대 작품에서 근작에 이르기까지 작가가 지난 수십 년간 다뤄 온 방대한 매체와 복잡다단한 장르를 관통하는 핵심 요소로서 생동하는 에너지에 주목한다.
[6] 전시 공간은 일방향적 구조가 아닌 곡선형의 순환적 구조로 구성되어 있어 관람객이 전시실 내에서 다양한 동선을 상상해 볼 수 있다. 이러한 구조는 작가가 본인의 예술 활동을 “마치 정원을 거니는 것과도 같다”라고 일컬으며 강조해 온 배회의 움직임을 상징한다. 상하좌우로 생동하는 작가의 비가시적인 움직임은 이번 전시에서 향으로도 만나볼 수 있다. 전시를 기반으로 조향되어 전시 기간 공간 곳곳을 채우며 관람객이 새로운 방식으로 전시를 인식해 볼 수 있는 후각적 경험을 제공할 것이다.: 향(수토메 아포테케리 협업)을 통해 전시를 보다 오래 기억하고 경험할 수 있도록 해당 에디션은 전시 연계 굿즈(룸스프레이)로도 출시될 예정이다.
[7] 또한 독일의 영상 제작자 클라우디아 뮐러(Claudia Müller)가 키키 스미스의 일상과 작업 현장을 담은 약 52분 길이의 다큐멘터리 영상을 비롯해 여성 주인공 중심의 판화 14점으로 구성된 블루 프린트 시리즈 그리고 작가의 2022년 신작까지 함께 공개된다.
[8] 전시 개막에 맞춰 출판사 열화당과 함께 출간하는 전시 연계 단행본은 국내에 키키 스미스를 처음 제대로 소개하는 책으로, 작가에게 손쉽게 접근해 볼 수 있도록 기존의 미술관 도록 형식이 아닌 대중 서적 성격으로 기획되었다. 이진숙(미술사가), 신해경(미학 연구자), 최영건(소설가)이 필자로 참여하여 작가의 깊이 있는 시각을 제시한다. 이들은 매체 탐구에 기초해 작가를 폭넓게 소개하는 글 그리고 각각 에코페미니즘, 문학적 관점에서 바라본 키키 스미스를 소개한다.
<하늘>, 2012, 면 자카드 태피스트리, 287×190.5 cm 매그놀리아 에디션 직조. 작가 제공. 사진: 리차드 게리.
[9] 전시 기간 작가를 다각도로 이해하기 위한 여러 층위의 연계 프로그램 또한 준비되어 있다. 서울시립미술관이 연간 이어오고 있는 ‘전시실의 사적인 대화’를 통해서는 어린이, 청소년을 대상으로 하는 교류의 시간을 마련할 예정이다. 전시 기간에는 단행본 필자들과 함께하는 북토크를, 전시 마지막 주간에는 2023년 3월 8일 세계 여성의 날을 기념하는 전시 행사를 마련할 계획이다. 올 한 해 서울시립미술관은 정보약자를 위한 알 권리 제공을 목적으로 전시의 쉬운 글 해설을 진행해 왔다. 이번 전시에서는 <미술관 접근 향상 워크숍>의 일환으로 쉬운 글쓰기 워크숍을 시민과 함께 사전에 진행했고, 결과물 일부는 전시실에서 만나볼 수 있다.
[10] 키키 스미스는 “세계가 주목하는 도시, 서울에서 전시로 관객을 만날 수 있게 되어 기쁘다”라며 “40여 년의 시간을 돌아보는 이번 전시는 개인적으로 매우 뜻깊다. 관람객이 이번 전시를 통해 내적 자유로움을 느끼길 바란다”라고 말했다. 백지숙 관장은 “2022년 한 해 동안 많은 관객의 사랑을 받아온 서울시립미술관의 마지막 전시로 다양한 공공 간 소통을 확장하고 동시대 미술의 형성에 기여해 온 거장을 주목하기 위해 준비했다”라며 “무료로 관람할 수 있는 이번 전시와 함께 키키 스미스의 지난 40여 년 궤적을 따라 거닐며 작가가 건네는 이야기에 귀 기울이는 연말연시가 되었으면 한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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키키 스미스(1954년생, 미국)는 조각, 설치, 판화, 드로잉, 사진, 영상 등 다양한 매체를 넘나들며 구상미술의 영역에서 독특한 작품세계를 구축해 온 독일 출생의 미국 작가이다. 1970년대 후반에는 제니 홀저, 톰 오터니스, 카라 펄만 등과 함께 뉴욕의 행동주의 미술가 그룹인 콜랩(Colab, Collaborative Projects, Inc.)에 참여했으며, 1980년대에는 인체 내 장기를 묘사한 작품으로 이름을 알리기 시작했다. 당시 그의 작품은 가정폭력, 임신중절, 에이즈 등 신체를 둘러싼 80년대 미국의 정치·사회적 이슈를 다뤘다. 1990년대에 이르러 스미스는 인물의 전신상을 제작하기 시작하는데, 배설, 생리 등 파격적인 모습의 이들 작품은 인물의 이상화된 표현이 특징적인 기존의 조각 전통과는 거리를 두며 흔히 '애브젝트(abject)' 미학으로 설명된다. 2000년대에 들어서 스미스의 작품은 과격하고 도발적이던 이전 시기의 작품과는 달리 서정적이고 환상적인 분위기를 띄며 전환점을 맞이하게 된다. 다양한 배경의 종교, 신화, 문학에서 도상을 취하여 새로운 내러티브를 직조하는가 하면, 인간을 넘어 동물과 자연, 우주 등 우리 주변의 크고 작은 모든 것을 소재로 삼으면서 작업을 이어나가고 있다.
<새와 있는 두상 II>, 1995, 실리콘 청동, 백색 청동, 34.9 × 27.3 × 15.2 cm. 작가 및 페이스 갤러리 제공. 사진: 엘렌 페이지 윌슨. // 새는 작가의 지대하고도 꾸준한 관심사 중 하나이다. 어렸을 때부터 새와 함께 자라온 스미스는 1992년을 시작으로 작품에 새의 형상을 여러 차례 출현시켜 왔다. 새는 다양한 상징으로 나타나는데, 작가의 성장 배경이 되는 가톨릭의 맥락에서는 성령을, 범문화적 관점에서는 영혼을 의미한다. 때로는 인간의 탐욕으로 인해 파괴되는 환경 속에서 희생되는 존재로 비추어지기도 한다. 마치 죽음을 암시하는 듯 입을 벌리고 고개를 뒤로 젖힌 채 축 늘어져 있는 인간의 머리, 그리고 이와는 상반된 자세로 그 위에 올라타 있는 새의 모습은 나아가 인간과 자연의 질서에 대해서도 다시금 질문하게 한다.
<세상의 빛>, 2017, 로신 프라하 종이에 시아노타이프, 41.3 × 57.2 cm (16). 작가 및 페이스 갤러리 제공. 사진: 멜리사 굿윈, 조나단 네스테룩. // 이번 전시에 총 16점의 세트로 소개되는 <세상의 빛>은 판화와 사진을 결합한 작가의 최근 매체 실험의 결과물이다. 이 작품은 스미스가 2005년 전시를 위해 베니스에 머물던 중 이스트 리버에 비친 햇빛의 번뜩임을 카메라에 담은 것을 시작으로 하는데, 사진은 오랫동안 공개되지 않다가 2016년 판화수업을 진행하면서 시아노타이프로 제작되었다. 동판화의 전통적인 기법인 에칭과 사진 인화 기법인 시아노타이프가 결합된 <세상의 빛>에서는 특히 여러 차례 쌓아올린 에칭의 레이어가 실제 강물에 비친 찬란한 빛을 효과적으로 표현하고 있는 것이 특징이다
<반시 펄즈>, 1991, 토리노코 종이에 4색 석판, 알루미늄박, 57.2 × 77.5 cm (12). 작가 및 유니버설 리미티드 아트 에디션 제공. // 스미스는 1989년 뉴욕의 판화 스튜디오 유니버설 리미티드 아트 에디션(ULAE)과 협업하면서부터 작품에 자신의 모습을 드러내기 시작했는데, 그중에서도 12점으로 구성된 이 작품은 작가가 직접적으로 등장하는 첫 사례로, 다양한 기법과 표현을 담고 있다. 스미스는 이 작품에서 어린 시절의 사진부터 제작 당시의 사진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범주를 동원하는데, 그중 어떤 사진은 해골 같은 모습으로 흐릿하게 인쇄된 한편, 어떤 사진은 신체 부위별 크기를 왜곡하고 눈을 음인화하는 등 공포스러운 모습으로 연출되어 있다. 작품제목 중 '반시'는 아버지 토니 스미스가 어렸을 적 작가에게 붙여준 별명으로, 아일랜드 민담에서 높은 음의 소리로 죽음을 예고하는 여성 정령을 뜻한다.
<무제(머리카락)>, 1990, 미츠마시 종이에 2색 석판, 91.4 × 91.4 cm. 작가 및 유니버설 리미티드 아트 에디션 제공.
추상화처럼 보이는 <무제(머리카락)> 또한 스미스의 자화상 중 하나이다. 스미스는 고무로 자신의 머리와 목을 본뜬 캐스트를 만들고, 여기에 잉크를 묻혀 석판에 찍어냈다. 그리고 머리카락은 흩뜨려 복사기로 인쇄해 석판 위에 전사했다. 그 결과 좌측 하단을 제외한 세 모서리에 스미스의 옆얼굴이 어렴풋하게 드러나있고, 정사각형의 종이 대부분은 스미스의 머리카락이 한 폭의 추상화에 가깝게 가득 채우고 있다. 이러한 제작방식은 3차원의 대상을 재현할 때 윤곽을 따라 그린 다음 그대로 찍어내거나 사진을 촬영하는 등 주로 지표성을 활용하여 작업하는 제스퍼 존스의 작품과도 비교해볼 수 있다
<소화계>, 1998, 덕타일 주철, 157.5 × 68.6 × 3.8 cm. 작가 및 페이스 갤러리 제공. 사진: 엘런 라벤스키.
<소화계>는 혀부터 항문에 이르는 장관 전체를 주철로 제작한 스미스의 초기 대표작 중 하나이다. 스미스는 처음 이 작품을 제작하면서 그물 또는 감옥을 떠올렸지만, 벽에 설치된 모습을 마주하고 난 뒤부터는 작품이 라디에이터와 닮았다고 느꼈다. 형태의 유사성 이외에도 실내 곳곳으로 열을 방출하는 라디에이터의 기능이 마치 에너지를 흡수하여 신체 곳곳으로 영양을 배분하는 소화계의 역할과 맥을 같이하기 때문이다. 이처럼 스미스는 시각적 이미지가 대상의 기능이나 역할을 파악하는 데 도움을 준다고 여겼다.
<황홀>, 2001, 청동, 170.8 × 157.5 × 66.7 cm. 작가 및 페이스 갤러리 제공. 사진: 리차드-맥스 트렘블레이.
<황홀>은 1990년대 이래 스미스의 작품 경향을 반영하는 대표작 중 하나이다. 이때부터 스미스는 종교, 신화, 문학 속 여성을 모티프로 작업했는데, 작품을 통해 단일한 내러티브를 읽어내기보다는 관람자마다 다양한 이야기를 상상할 수 있도록 했다. 한 여성이 늑대의 배에서 당당하게 걸어나오는 모습의 이 작품이 그 대표적인 예이다. 이 작품은 빨간망토 우화 중 사냥꾼이 늑대의 배를 가르자 할머니와 함께 걸어나오는 소녀, 이 경우에는 성인 여성을 묘사한다. 이외에도 스미스가 동일시기 다뤘던 도상인 파리의 수호성인 쥬느비에브 또한 연상시킨다. 스미스는 이 작품의 형상을 설명하면서 보티첼리의 <비너스의 탄생>이나 달 위에 앉아 있는 성모 마리아의 전통적인 도상에 비교하기도 했다
<하늘>, 2012, 면 자카드 태피스트리, 287 × 190.5 cm 매그놀리아 에디션 직조. 작가 및 페이스 갤러리 제공. 사진: 리차드 게리.
30여 년 전, 스미스는 프랑스의 앙제르 박물관(Anger Museum)을 방문하여 15세기에 제작된 요한묵시록 태피스트리와 이를 현대적으로 재해석한 장 뤼르사(Jean Lurçat)의 <세계의 노래(Le Chant du monde)>(1968)를 관람했던 것을 계기로 태피스트리에 매료되었다. 그 후 2012년부터 2017년 사이에 스미스는 매그놀리아 에디션(Magnolia Editions)과 협업하여 태피스트리 연작을 선보이기 시작했다. 작가는 이 일련의 작업을 통해 중세 시대의 도상과 1920년대 이후 영화들의 스펙터클, 히피 예술 등을 융합하고 거대한 직물로 직조하여 기존의 평면 작업에서는 볼 수 없었던 시각적 효과를 드러냈다.
<폭포 Ⅱ>, 2013, 엔트라다 종이에 피그먼트 잉크젯 프린트, 85.7 × 89.5 cm. 작가 및 유니버설 리미티드 아트 에디션 제공.
<폭포 Ⅱ>는 키키 스미스가 자신의 사진을 바탕으로 작업한 자화상이다. 스미스는 뉴욕주 중에서도 특히 자연 풍광이 발달한 업스테이트 뉴욕 지역에 거주하면서 허리케인이 불어닥치는 계곡과 강한 물줄기로 인해 쓰러진 나무를 목격한 바 있다. 이 같은 경험은 작가의 의식 속에 중요하게 자리잡았고, 자기 자신을 폭포로 여기게 되었다고 말한다. <폭포 Ⅱ>는 이렇듯 작가 자신의 모습을 기반으로 인간과 자연의 공생을 시각화 하고 있다.
<푸른 소녀>, 1998, 실리콘 청동, 인물: 91.4 × 49.5 × 55.9 cm, 불가사리: 10.2 × 10.2 × 2.5 cm. 작가 및 페이스 갤러리 제공. 사진: 앨런 페이지 윌슨.
<푸른 소녀>는 성모 마리아를 소녀상으로 제작한 작품으로, 키키 스미스가 1994년 이스라엘 박물관에서 개인전을 준비하던 시기에 예루살렘 시내에서 마주친 소녀를 그 시작으로 한다. 스미스는 소녀를 실물 크기로 본 떠 <붕대를 감은 소녀>라는 작품을 만들었고, 이후 동일한 캐스트를 활용하여 성모 마리아를 소녀로 표현했다. 두 팔을 곧게 뻗은 자세는 성모 마리아의 전통적인 제스처로, 기도, 경외, 축복을 의미한다. 소녀를 주변으로 흩어져 있는 불가사리들은 밤하늘의 별을 연상시키는데 여기서 장식성에 대한 스미스의 깊은 관심을 엿볼 수 있다.
<자유낙하>, 1994, 일본산 종이에 포토그라비어, 에칭, 사포질, 84.5 × 106.7 cm. 작가 및 유니버설 리미티드 아트 에디션 제공.
이번 전시의 제목과 동명인 <자유낙하>는 중세와 초기 르네상스 시대의 책에 대한 스미스의 관심을 담고있는 작품으로 1994년 ULAE의 판화가 자미엘로와 함께 제작한 것이다. 나체의 스미스를 담은 사진은 적외선 필름으로 동판 위에 옮겨져 거칠고 껄끄러운 텍스처가 더해졌고, 배경의 오래된 느낌 또한 동판을 사포로 문질러 구현한 효과이다. 스미스는 평소에 이 작품을 책의 형태로 보관하고, 감상을 위해 관람자가 작품을 차례로 펼쳐나가면서 작품과 직접 신체적 관계 맺는 것을 의도했다. 이와 같은 독특한 형식은 2차원의 판화와 3차원의 조각 사이를 넘나드는 스미스의 접근방식을 반영하고 있다
최광진 선생의 키키 스미스 작품 세계 해설 https://www.youtube.com/watch?v=E3fAbvdtV6c
[서울시립미술관]《키키 스미스 - 자유낙하》 기자간담회 스크립트 (2022.12.14.) 작가와 위성 인터뷰 키키 스미스 작가 소개 "나는 여전히 해방의 가능성을 꿈꾼다"
[작가 인사말] 오늘 추위에도 와주셔서 너무 감사드리고요. 지금 뉴욕은 눈이 내리고 있고 영하 5도의 기온입니다. 우선 이보베 큐레이터님 그리고 미술관의 모든 분들께 감사드리고 싶고요. 그리고 또한 줌을 통해서 저희가 시차에도 불구하고 이렇게 작업을 할 수 있었던 것이 무척 좋은 경험이었습니다. 그리고 이 전시를 있게 해주신 미술관 그리고 제 스튜디오의 어시스턴트들께도 감사드리고 싶고, 특히 도록에 글을 써주신 필자 선생님들 글들이 너무 인상적이었기 때문에 감사하다는 말씀 드리고 싶습니다. 또한 이 전시를 위해서 향을 만들어 주신 선생님께도 감사 인사를 드리고 싶고요. 어제 사실 기자회견 연습을 좀 했습니다. 그래서 이제 가상 질문으로 이번 전시가 다른 전시와 어떤 차이가 있는가라는 질문을 받았는데요.그때 제가 생각했던 것이 ‘다른 전시랑 다른 것은 아무것도 없다.’라고 처음에는 이야기를 했는데 좀 더 생각을 해보니 바로 이 자리에 계신 여러분이 이번 전시의 차이점이라고 생각을 합니다. 저 자신이 어떤 차이를 만들어내는 것은 아니라고 봅니다. 저는 그저 집에서 4-50년간 작업을 만들어 왔을 뿐이고요. 오히려 제 전시가 열리는 장소에 따라서 전시의 의미 맥락 그리고 그것이 어떻게 이해가 되는지 이해가 되지 않는지가 완전히 다르다고 생각합니다. 그렇기 때문에 이번 전시를 열 수 있게 되어서 무척 흥분되고요. 사람들이 이 전시에서 어떤 의미나 반응을 이끌어낼 것인지에 대해서는 기대를 하는 바가 없습니다. 그보다는 사람들이 제 전시에 어떻게 반응하는지가 궁금합니다.그리고 제가 뉴욕 대학교에서 25년 넘게 강단에 서 있으면서 한국 학생들을 상당히 많이 만났습니다. 그래서 그때 제자들도 이 전시회 와 줬으면 하는 바람이 있고요. 왜냐하면 무척 독특하고 자유로운 학생들이었다고 생각을 합니다. 한국이라는 곳이 저의 일반화일 수도 있지만 실용적이면서도 영적인 것이 같이 있는 어떻게 보면 미국 사람들은 잘 드러내지 않는 것들이 존재하는 곳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이번 전시회에 직접 오지 못해서 무척 아쉽지만 저의 작업을 보여주게 되어서 기쁘고요. 그리고 또 한 가지 말씀드리고 싶은 것이 한국이 저에게 정말로 큰 영향을 미쳤습니다. 제가 어릴 적에 알게 된 한 가지 사실이 있는데요, 한국에서는 한옥에서 바닥에 종이인 한지를 깔고 밑에서 따뜻한 열이 나오는 구조가 있다고 들었습니다. 이것을 알게 되어서 저의 생각이 완전히 바뀌었습니다. 종이라는 것이 조각적인 요소가 될 수도 있고 심지어 이불과 같이 덮고 겹칠 수도 있다는 것입니다. 그래서 이것을 알게 된 이후에 제 드로잉과 프린트 작업을 겹치기 시작했고, 종이를 조각적으로 생각하기 시작했습니다. 그래서 한국에 직접 방문을 해서 이런 한지와 온도를 보는 것이 저의 개인적인 소망이기도 합니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다시 한번 감사하다는 말씀 드리고 싶습니다. 감사합니다.
● 질의응답 [인사말 답사] 네, 인사 말씀 감사합니다. 다음은 이상에 대한 질문을 받도록 하겠습니다. 질문이 있으신 분은 선을 들어주시면 전달해 드리겠습니다.
[질문1] 네, 안녕하세요. 제가 알기로는 계속해서 작품 세계가 변해왔던 것을 관찰할 수 있는데요, 올해는 어떤 주제와 소재에 집중하고 계신지 좀 설명해 주시면 좋겠습니다.
[대답] 작업이 변한 이유는 인생이라는 것이 항상 변화하기 때문입니다. 말하자면 제가 처음에 예술 작업을 시작했을 때는 여러분들처럼 머리가 짙은 색이었는데 지금은 이렇게 백발이 된 것처럼 말입니다.
[질문 2] 반갑습니다. 지금 이 전시 제목이 ‘자유낙하’입니다. 그런데 아까도 잠깐 설명을 들었는데 이 자유낙하가 94년도 선생님께서 만드신 작품이면서 또한 40여 년의 작품을 관통하는 키워드라는 이야기를 들었는데 이 관련된 자유낙하에 대한 의미를 한번 직접 한번 들어보고 싶습니다.
[대답] 그래서 1994년에 제가 뉴욕에 있는 페이스 갤러리에 소속 작가로 합류를 하게 되었는데요. 그때 이제 갤러리에 소속된 다른 작가분들을 둘러보니 모든 작가들이 저보다 나이가 많았고, 제가 아마 가장 어리거나 두 번째로 어린 작가였습니다. 이들을 보고 제가 했던 생각이 이 작가분들은 20년도 넘게 나보다 자유낙하를 하고 있었다. 그리고 그리고도 견디고 있었다라고 생각했습니다. 말하자면 자기 자신에 대한 믿음, 자기 작업에 대한 믿음으로 그것이 어디로 자신을 데려가는지 두려움이 없는 상태로 살고 있었던 것입니다. 그래서 저도 그렇게 삶을 살고 싶다는 생각을 가지고 이 제목을 붙이게 되었던 것입니다. 37:40
[질문 3] 작가님 작품을 보면 어떤 상생의 메시지 함께 함께 사는 상생의 메시지나 생명력을 엿볼 수 있는데 지난 2년 넘게 죽음의 공포와 넘치는 팬데믹을 거치면서 작가님의 작품 세계에 어떤 영향을 미쳤는지, 그리고 그런 팬데믹의 영향으로 어떤 주제에 좀 더 관심을 더 두게 되셨는지 답변 부탁드립니다.40:48
[대답] 그래서 지난 코로나 팬데믹이 저를 비롯해서 모든 사람들의 삶을 각기 다른 다양한 방식으로 바꿨다고 생각합니다. 이것이 저의 작업을 어떻게 바꿨는지는 말씀드리기가 어려울 것 같습니다. 예를 들면, 제가 지금은 조개를 소재로 삼아서 작업을 재료로 삼아서 작업을 하고 있는데요. 이런 식으로 작업이 어떤 식으로 만들어지는지는 왔다가 갔다가 나타났다가 사라지기도 하는 것 같습니다. 과거를 돌아보면, 에이즈가 퍼졌던 시기를 경험을 했는데요. 이것이 그 이후에야 제 삶에 어떤 영향을 미쳤는지 급진적으로 제 삶을 어떻게 바꿨는지를 돌아보고 나서야 알게 되었습니다. 하지만 그것이 그 당시의 작업에 어떻게 직접적으로 영향을 미쳤는지는 명확하지 않습니다. 지난 3년을 돌아보면 저 역시 다른 사람들처럼 집에서만 머물러야 했는데요. 이것은 특권이라고 할 수도 있겠지만 그 덕분에 집중해서 작업을 하는 시간을 가질 수가 있었습니다. 그리고 줌을 통해서 학생들과 수업을 하는 것을 무척 좋아한다는 것을 알게 되었고요. 그리고 이것을 또 생각해 보면 모든 사람들이 모든 것에 대해서 좀 더 창조적인 방식으로 접근을 해야 되는 상황이었던 것 같습니다. 마치 줌에서 모여서 같이 요리를 하는 것처럼 말입니다. 개인적으로는 코로나에 세 번 걸렸었는데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지금까지 살아남아 있어서 기쁠 따름이고요. 저의 작업이 제 개인의 삶을 어떻게 따라갈 거라는 것에 대해서는 어떠한 기대를 가지고 있지 않습니다. 작업은 작업 스스로가 스스로 하고 싶은 말을 하는 것이니까요.42:38
[질문 4] 30년 전부터 여성주의 미술을 대표하는 작가로 자리를 잡으셨는데 그 여성주의 미술이 아마도 지금이 전성기가 아닌가 싶습니다. 그 변화된 시대상에 대해서 어떻게 생각하시는지 여쭤보고 싶습니다.
[대답] 사실 매일 밤 이 여성주의 작가분들을 위해서 기도를 합니다. 저는 68세인데요. 제 주변을 둘러보면 80대에 접어들어서 갑자기 여성주의 작가로 찬사받고 커뮤니티에 여성 작가로 추앙받는 동료 작가들의 모습을 보기도 합니다. 하지만 그들은 이미 지난 60년 동안 집 안에 틀어박혀서 자기 작업을 해왔던 사람들이기도 합니다. 저는 예술이라는 것이 좀 더 모든 사람을 모든 재현의 양식들을 포함하는 것이 되었으면 합니다. 예술이라는 것은 사실 스스로 선언하는 것이고요. 말하자면 어느 날 아침에 일어나서 ‘내가 작가입니다’라고 선언하는 것이기도 합니다. 그리고 그렇게 사는 것이고요. 누군가가 그것을 스스로 감당할 수만 있다면 말입니다. 창조성이라는 것은 모든 존재에 내재한 것이라고 할 수 있겠는데요. 그렇기 때문에 우리 세계의 문화, 특히 개인과 공동체들이 이 세계를 그리고 이 인간의 가능성을 모든 분야에서 받아들이는 게 좋다고 생각합니다. 인간은 사실 모든 것을 다 엉망으로, 엉망 진창으로 하고 있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사람들은 여전히 해방의 가능성을 꿈꾼다고도 생각합니다. 그리고 이것은 다양한 모습으로 어쩌면 복잡할 수도 있는 다양한 모습을 띄고 다가온다고 생각을 합니다. 이것이 제가 드릴 수 있는 말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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