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각형 제로점 홀릭(Holic of Zero Degree)> I 부제 : 회화를 공간으로 확장시키는 조형실험을 통해 각 오브제 간 상호공존 이야기 - '김은희' 예술심리 장소 을지로 105번지 'HYEONG'
"관습에 대해 알려진 중심주의와 규정에 대한 합의를 깨는" 김마저의 태도는 삶에서 마주하는 무수한 경계와 정형화된 규정들 사이 사이에서 발생하는 힘과 자유로움을 추적하는 내부욕망으로 나타난다. 이 같은 작가의 예술철학은 모더니티와 통용된 표준개념, 추상과 형상 등의 이분화를 경계하는 것으로 회화를 공간으로 확장시키는 조형실험을 통해 각 개체의 상호교차 상호전이 상호공존의 이야기로 펼쳐진다.
김마저의 '무각(non angular) 작업은 그 제목 그대로 정형화된 프레임 자체 평면적 바라보기를 통해 정형화된 도형을 인식해왔던 인지적 경직성, 즉 평면적 바라보기의 맹점을 건드린다. 따라서 그는 정형화된 도형들의 프레임을 해체하고 더욱 유연한 시각으로 평면적 인식 도형을 실재하는 공간으로 차원을 결합, 확장함으로써 특정한 메시지의 전달보다는 직접적인 방식으로 경험되는 감각적 바라보기를 유도한다
작가의 세계에서는 존재하는 모든 것들이 움직인다. <>은 자신만의 에너지를 발산하면서 끊임없이 움직이는 개체 고유의 개별성을 인지하도록 우리의 유연성을 확장시킨다. 그리고 형식적 개념적으로 범주화가 어려운 경계 지대에서 두 물건을 두 사람을 두 세계를 훼손하지 않고 각 개별을 상호관계시킴으로써 우리가 함께 공존할 수 있음을 이야기한다
나-타인-사물-세계의 광범위한 스펙트럼에서 우리는 끊임없이 만나고 사건을 일으킨다. 무각형 세계에서 우리는 유동하는 상호 관계의 불확실성으로부터 각자의 삶을 온전히 지키며, 동시에 유연성으로 공존할 수 있을 것만 같다.
김미저는 이러한 상호관계적 바라보기가 개별적 오브제성 혹은 개체의 특수성보다 비할 수 없는 풍부한 삶의 의미를 가져올 수 있음을 이야기하는 듯하다. 이것이 바로 김마저가 만물을 생성시키는 근원으로서 공을 사고하는 개념적 근거일 것이다.
김미저가 제시한 무각형은 있음에 대립하는 없음도 아닌 모든 있음 들을 발생시키는 혹은 형태를 발생시키기 이전의 잠재적 상태로서의 찰나적 상태로, 어떤 자원도 갖지 않으며 어떤 척도에 의해서도 규정될 수 없음을 제시한다.
원이면서 심각, 동시에 사각인, 뜨겁지도 차갑지도 않은 이 색도 저 색도 아닌, 이차원 혹은 다차원 사이의 그야말로 '제로점(Zero degree)'이다. 그 규정지을 수 없는 불확실성이야말로 어쩌면 우리가 대면해야 하는 가장 불편한 진실이고, 우리가 마주하고 싶지 않은 낯섦일 것이다.
비록 그것이 재구성과 재결합하여 제시된 불완전성을 필연으로 하는 이질적 축적의 무엇으로 보일지라도 그 불확실성을 그대로 대면하고 수용할 때 그 개별성은 더없이 소중하게 빛날 것이다. 우리의 몸과 마음을 두드리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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