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로운 실감콘텐츠 공개로 문화유산과 감성 소통 확대: 실감콘텐츠로 구현된 1) 강산무진도, 2) 조선시대 초상화, 3) 화조영모화, 4) 조선 활자 등 9종
국립중앙박물관(관장 민병찬)은 디지털 실감 영상관 개관 2주년을 맞이하여 ‘강산에 펼친 풍요로운 세상, 강산무진도’, ‘조선시대 초상화’를 비롯한 9종의 실감콘텐츠를 시범 운영 기간을 거쳐 5월 23일 본격 공개한다.
2020년 5월 20일 문을 연 국립중앙박물관 디지털 실감 영상관은 개관 이래 디지털 혁신 기술과 문화유산을 접목한 새로운 문화 체험 기회를 제공하며 박물관 관람의 새로운 지평을 열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이번에 공개하는 실감콘텐츠에서는 관람객 참여와 상호작용 요소를 강화하여 능동적으로 문화유산에 즐겁게 몰입하는 경험을 확대하고자 하였다. 동시에 관람객들이 새로운 경험을 통해 콘텐츠의 소재가 된 문화유산 원본의 가치에 다가갈 수 있도록 하는 데에 기술 적용의 목표를 두고 제작을 진행하였다. 그뿐 아니라, 기존 운영 중인 실감콘텐츠를 고도화하여 감성적 몰입과 편안한 체험이 될 수 있도록 하였다.
신규 콘텐츠는 파노라마형 몰입 공간을 특징으로 하는 실감 영상관 1관과 가상현실(VR)과 증강현실(AR), 고해상도 인터렉티브 콘텐츠를 특징으로 하는 실감 영상관 2관에서 만나볼 수 있다. 또한, 박물관 방문자라면 누구나 마주하는 열린 마당에 ‘실감 전광판’을 설치하고 상호작용과 감성 소통이 가능한 실감 콘텐츠 구현 공간을 마련하였다.
조선 후기 사람들의 꿈, 강산에 펼친 풍요로운 세상
조선후기 김홍도와 쌍벽을 이루던 궁중 화원 이인문(1745~1824 이후)은 한국 회화사에 유례가 없는 걸작 <강산무진도>를 남겼다. 이인문은 압도적인 기량으로 폭 8.5m 화폭에 빼어난 산수 절경과 다양한 인간 군상의 모습을 그려 조선 후기인들이 꿈꾸었던 이상향과 시대상을 담아내었다.
그러나 우리 전통 회화는 보존의 이유로 오랜 기간 전시하기 어려울 뿐 아니라 강산무진도와 같은 대작 전체를 펼쳐 감상할 기회를 마련하기는 어려웠다. 이에 장폭 횡권 구조의 <강산무진도>를 높이 5m, 폭 60m 크기의 디지털 실감영상관 1관의 공간에 특화된 실감콘텐츠 <강산에 펼친 풍요로운 세상, 강산무진도>로 구현하였다.
콘텐츠는 이인문이 그려낸 변화무쌍한 자연과 그 안에서 조화롭게 살아가는 활기찬 사람들의 모습을 통해 시대를 초월해 모든 이가 꿈꾸는 세상이 다르지 않음을 감성적 연출로 풀어내었다. 이야기 전개를 위한 전면 무대와 원화의 표현을 살린 후면의 배경으로 화면 속 공간을 구성하고 바닥 영상과 인터렉션을 더하여 몰입감을 더하였다.
원화에 바탕을 두고 펼쳐지는 원경과 원작의 인물을 활용해 3D로 모델링하고 모션캡쳐로 구현한 인물들이 중경과 근경에 등장해 이야기를 전개해 나간다.
또한 이야기 전개 이후 디지털 강산무진도가 화면 전체를 채우며 전개되는 4분여의 시간은 원작만이 줄 수 있는 깊은 감동을 선사한다. 변화무쌍하고 화려한 준법으로 구사한 산세와 산수 절경, 세밀하고 꼼꼼하게 묘사된 다채로운 인물 등 관람객을 에워싼 장대한 화면에 펼쳐지는 강산무진도 속 세상에 흠뻑 빠져드는 경험이 가능하다.
원작의 색감과 분위기를 살리면서도 등장하는 여러 요소들에 적절한 움직임을 가미해 그림의 생동감을 더하였으며 이날치 밴드의 장영규 감독이 참여해 제작한 음악과 사운드 연출 역시 콘텐츠 몰입감을 높이는 데에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
한편, 디지털 실감영상관 1관에서는 <금강산에 오르다>, <왕의 행차, 백성과 함께하다>, <영혼의 여정, 아득한 윤회의 길을 걷다>, <신선들의 잔치> 등 기존에 상영해 온 실감 콘텐츠 4종도 영상 투사를 바닥면 전체로 확대하고 음원의 서라운드 연출을 보강하여 콘텐츠의 몰입도와 완성도를 높여 관람객을 맞이하게 된다.
둘, 인공지능×조선시대 초상화: 나를 닮은 초상화, 내가 찾은 초상화
‘터럭 하나라도 틀리면 사람이 아니다’라는 관념 하에 인물의 내면과 외면의 실체를 사실적으로 표현한 조선시대 초상화를 주제로 한 <조선시대 초상화>는 디지털 실감 영상관 2관에서 새롭게 선보이는 인터렉티브 실감 콘텐츠이다.
8K 고해상도 미디어 월에서 상호작용 가능한 경험을 통해 박물관 소장 초상화의 면모를 흥미롭게 대면할 수 있다. 인공 지능 기술을 접목한 <나의 초상화 만들기>와 <사진으로 보는 초상화>, 전통 초상화에 표현된 다양한 특징적 요소를 놀이 경험을 통해 직관적으로 이해하는 <다른 그림 찾기>, 대표 초상화 73점의 다양한 지식 정보를 다양한 관계 구조로 살펴 볼 수 있는 초상화 DB <한 눈에 보는 초상화> 등으로 구성되어 있다.
대형 미디어 월과 참여자의 모바일 폰 간의 실시간 데이터 전송으로 이루어지는 <나의 초상화 만들기>는 국립중앙박물관 소장 초상화들의 이미지에 대한 인공지능 학습을 기반으로 제작되었다.
모바일 폰으로 촬영한 나의 얼굴이 미디어 월에서 선택한 복식 차림의 초상과 결합해 나만의 초상화로 변환된다. <사진으로 보는 초상화>는 그림과 사진이라는 상이한 표현 매체 간 이미지 전환을 통해 사진에 익숙한 현대인들이 새로운 관점에서 초상화를 인식할 수 있도록 기획하였다. 이를 위해 국립무형유산원이 소장한 사진 등 한국인의 얼굴이 담긴 고해상도 이미지 등을 활용해 인공지능 학습을 진행하였다.
그림과 사진 간 이미지 전환을 통해 초상화 속 인물이 바로 우리 앞에 살아 나오듯 생생하게 나타난다. 초상화 원본과 다르게 변형한 그림을 나란히 배치해 찾아보는 <다른 그림 찾기> 체험은 서로 다른 난이도를 가진 여러 초상화 속 특징적 요소와 표현을 즐겁게 찾아갈 수 있도록 하였다.
초상화 속 인물, 작가, 복식, 관계, 선호도 등 다양한 키워드로 찾아가는 <한 눈에 보는 초상화>는 초상화에서 표현된 정보를 유기적으로 연결한 디지털아카이브이다. 특징을 유형별로 분류하여 쉽게 검색해 볼 수 있도록 시각화하였다.
이와 함께 조선시대 초상화에 대한 여러 가지 궁금증을 문답 형식으로 제공한다. 체험을 통해 얻은 결과물과 초상화에 대한 정보, 이미지 등은 모바일 폰과 QR 코드를 이용해 다운로드와 전송이 가능하다.
더불어 38세로 세상을 떠난 심득경을 애도하며 윤두서가 그린 <심득경 초상>을 소재로 조선시대 초상화를 새로운 시각으로 해석한 안정주 작가의 ‘이동하는 초상’도 함께 선보인다.
비단 위에 농도를 달리하여 여러 차례 아교와 안료를 덧입혀 수많은 레이어로 그려낸 <심득경 초상>을 작가는 수백 년이 지난 현재의 시점에서 3D 매체를 통해 다양한 시각으로 바라보고자 하였다.
가상현실×화조영모화, 공간의 경계를 넘어 마주하는 박물관 정원
다양한 꽃과 풀, 나무, 석조물 등으로 이루어진 국립중앙박물관의 야외 정원은 하루의 변화와 계절의 흐름 속에서도 매번 새로운 아름다움을 제공하며 박물관을 찾는 이들이 즐겨 찾는 편안한 휴식 공간이 되어 왔다. 이곳에는 오솔길, 거울못, 미르폭포, 대나무길과 소나무길이 있고, 곳곳에 탑과 불상, 정자와 오두막이 있다. 계절마다 갖가지 꽃들이 피고 나무들은 싱싱함을 더해간다.
이처럼 아름다운 박물관 야외 공간을 배경으로 더욱 다채롭고 매력적인 박물관 경험을 제공하기 위해 제작한 가상현실(VR) 콘텐츠 <박물관 정원을 거닐다>를 디지털 실감 영상관 2관에서 만날 수 있다.
콘텐츠는 컴퓨터 그래픽으로 실제처럼 생생하게 구현된 박물관 야외 정원을 여러 경로로 산책하며 잃어버린 색을 되찾아가는 과정인 <하루 산책>과 멈춰 버린 시간을 되살리는 <계절 산책>으로 이루어져 있다.
가상 세계에서 박물관 낮과 밤의 아름다움과 사계절의 변화를 경험하고, 등장하는 요소들과 상호작용이 이루어지는 과정에서 박물관 소장 ‘화조영모도’ 속 여러 동물과 식물 등을 만나게 된다. 모두에게 친근한 국민배우 차태현의 재능 기부로 이루어진 나레이션은 콘텐츠 체험의 즐거움을 더해 준다.
한편, 디지털과 아날로그 경험이 공존하는 지향을 담아 설계된 디지털 실감 영상관 2관 휴게 공간에서 모바일 폰을 이용해 체험하는 증강현실(AR) 콘텐츠 <옛 그림이 살아나다: 정원 산책>도 흥미롭다. <채색하기>, <자세히 바라보기>, <정원 가꾸기>로 구성된 이 콘텐츠는 남녀노소 모두가 좋아하는 옛 그림 속 동물과 식물이 내가 있는 공간 속에 증강되어 살아나 상호작용이 이루어지는 콘텐츠이다.
무채색으로 변한 그림 속 동물을 채색하여 현실 공간으로 불러내고 어루만지는 것이 가능하다. 또한 다른 이들이 증강시킨 동물들도 함께 마주하며 다같이 즐길 수 있다.
전통 한옥과 발을 모티브로 한 공간의 벽면과 구석구석을 비롯해 햇빛 들어오는 넓은 창밖 작은 정원 속에서도 옛 그림 속 꽃들이 꽃을 피우고, 오리와 참새들이 날아드는 즐거운 경험이 이루어진다.
셋 모두를 위한 감성 소통의 열린 공간, 열린마당 실감 전광판
열린마당은 밖에서 안으로, 안에서 밖으로 들어가는 점이공간이다. 북쪽으로는 남산을, 남쪽으로는 한강을 조망할 수 있는 곳으로 박물관을 찾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들렀다가 가는 곳이다. 이처럼 많은 이들이 머물고 오가는 박물관의 대표 상징 공간인 열린마당에 다수가 동시에 체험할 수 있는 감성 경험을 제공하고자 실감 전광판을 설치하고 4종의 실감 콘텐츠를 제작했다.
먼저 <옛 그림이 살아나다>는 박물관 소장 그림 속 동물을 화면에 불러와 내가 놓인 현실의 공간을 변화시키는 증강현실(AR) 콘텐츠이다.
많은 이들에게 사랑받는 맹호도와 변상벽(卞相璧. 1730-?)이 그린 묘작도, 이암(李巖. 1499-?)이 그린 모견도 등에 등장하는 옛 그림 속 호랑이, 고양이, 강아지, 병아리 등이 실감나게 되살아나 나와 함께 하는 즐거움은 박물관을 찾는 이들에게 색다른 추억이 될 것이다.
<움직이는 글자, 조선의 활자>는 국립중앙박물관 소장 조선시대 활자를 소재로 한 실감콘텐츠이다. 국립중앙박물관이 소장한 82만점의 활자는 세계적으로도 가치를 인정받는 콜렉션이다.
이에 소장 활자를 3D 스캔하여 모델링하고 활자의 가치와 의미를 전하는 영상 콘텐츠를 관람객 참여형으로 제작하였다. 영상 후반부에 등장하는 질문에 자신의 모바일 폰으로 작성한 답변이 실시간으로 전광판 화면에 전송된다.
참여자의 답변글은 활자체와 가장 흡사한 한글 폰트를 적용해 표현하였고, 글자가 반전된 활자의 특성을 감안해 반전된 형태로 찍힌 글자 페이지가 등장한 후 답변이 화면에 표출되도록 연출하였다.
또한 활자 보관에 사용되었던 활자장도 영상 연출에 함께 활용해 활자 보관의 맥락과 당시 사회 문화 안에서 문자의 의미를 담아내고자 하였다. 소통의 매개인 활자의 의미를 공적이면서도 사적인 방식으로 함께 나누는 경험이 가능하다.
그 밖에, 박물관 소장 해시계 앙부일구의 3D 모델링을 기반으로 제작한 <해를 담은 시계, 앙부일구>는 기온, 날씨, 시간, 절기, 미세먼지 등의 정보를 실시간으로 반영해 시각적 연출로 구현한 콘텐츠로 매시 정각과 30분에 만날 수 있다.
<형형색색의 시간, 빛나다>는 다양한 국립박물관 소장품의 색채, 형상, 재질 등을 시각화하여 끊임없이 변화하며 확장되는 박물관과 문화유산의 가치를 상징적으로 표현한 영상 콘텐츠이다.
넷, 시간의 경계를 넘어 되살아 난 조선 사람들의 꿈, 평생도
<평생도>는 조선 후기 사람들이 꿈꾸었던 행복한 순간을 8폭으로 남긴 병풍이다. 당시 사람들은 출생하여 무사히 돌잔치를 치르며 혼인을 하고, 과거에 급제한 뒤에는 최고의 관직에 오르며 번창한 자손들 앞에서 회혼례를 하는 삶을 꿈꾸었다.
원본의 훼손과 변색, 오염 부분을 원래의 색에 가깝게 디지털 복원한 실감콘텐츠 <조선 사람들의 꿈, 평생도> 속에서 생생하게 살아나는 조선 시대 사람들의 삶과 모습을 디지털 실감 영상관 2관에서 만날 수 있다.
새롭게 공개되는 실감콘텐츠를 포함 국립중앙박물관에서는 모두 23종의 콘텐츠가 관람객들을 맞이한다. 실감콘텐츠가 줄 수 있는 새로운 감성 소통과 공감의 경험이 박물관과 문화유산으로 향하는 많은 이들에게 더욱 편안하고 넓은 길을 내어 줄 수 있으리라 기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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