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최근전시행사소개

[이강승] 뉴뮤지엄 트리엔날레 2021: '물과 돌'참가

이강승 뉴뮤지엄 트리엔날레 2021 ‘Soft Water, Hard Stone’ 참여20211028~2022123, 뉴욕 뉴뮤지엄

갤러리현대에서 개인전을 앞둔 이강승 작가가 제5회 뉴뮤지엄 트리엔날레에 참여 중이다. 23개국의 40명의 작가와 콜렉티브 중 유일한 한국 작가다. “부드러운 물 단단한 돌Soft Water Hard Stone”라는 주제로 열린 이번 트리엔날레는 뉴뮤지엄의 앨런앤로라골드링 큐레이터인 마고 노튼Margot Norton과 로스앤젤레스 현대미술 인스티튜트ICA LA의 시니어 큐레이터인 자밀라 제임스Jamillah James가 함께 기획했다.


전시 타이틀
“Slow Water Hard Stone”'여린 물이 단단한 돌이 닳아 구멍이 날 때까지 부딪친다'라는 브라질 속담에서 유래했다. 꾸준한 행위는 갈구하는 바를 성취하게 하고, 지속적인 노력은 결국 가장 단단한 무엇도 파괴할 수 있다는 의미를 담고 있다. 코로나 팬데믹으로 전 지구적인 격변기를 맞이한 현시점에 트리엔날레는 기존의 확립된 패러다임을 넘어 전통적인 모델, 재료, 기술을 재창조하는 뛰어난 동시대 예술가들을 조명한다.

올해 뉴뮤지엄 트리엔날레에는 이강승의 작품 세계를 대표하는 주요 매체인 흑연 드로잉과 삼베 금실 자수 작업 등이 출품됐다. 영국과 한국에서 각각 창작 활동을 펼치며 동시에 게이 인권 운동을 전개한 두 인물, 데릭 저먼Derek Jarman 1942-1994과 오준수1964-1998의 삶을 기리는 대형 드로잉 <Untitled (Pebble from Prospect Cottage)>(2018)<Untitled (Pebble from Tapgol Park)>(2018)이 관객을 먼저 맞는다.

이강승은 데릭 저먼이 생전에 열정을 다해 가꾼 정원 프로스텍 코티지Prospect Cottage에 수차례 방문하며 채집한 돌과 오준수가 방문했을 한국 게이 커뮤니티의 역사적인 장소인 서울 탑골 공원에서 수집한 돌을 종이에 흑연으로 옮겨 그렸다. 또한, 데릭 저먼이 다이어리에 남긴 글을 내용과 필체를 따라 삼베 금실로 수놓은 작업도 놓여 있다. 작은 선인장 화분의 모습이 담긴 대형 드로잉 Untitled (Harvey)은 캘리포니아 최초의 오픈리 게이 정치인이었던 하비 밀크Harvey Bernard Milk1930-1978의 유품인 살아 있는 선인장에서 출발한 작업이다.

밀크의 유품인 선인장을 룸메이트가 가져와 기르면서 번식을 시도했고, 이를 친구들에게 작게 잘라 선물하기 시작한 것이다. 드로잉 속 선인장은 이강승의 동료 예술가인 줄리 톨렌티노Julie Tolentino가 번식 받아 기르고 있는 선인장이다. 전시장에는 드로잉과 실제 선인장이 함께 놓였다. 작가는 데릭 저먼의 정원에서 가져온 흙과 탑골 공원의 흙을 화분에 섞어 이 선인장을 심었다. 전시장에 설치된 실제 선인장과 드로잉은 저항의 의지와 역사가 다른 세대를 통해 전해지기 위해서는 누군가의 따뜻하고 지속적인 보살핌이 있어야 한다는 사실을 상기시킨다.

이강승 작가 특유의 섬세하고 노동집약적 작업은 데릭 저먼과 오준수, 하비 밀크, 나아가 우리의 기억 속에서 지워진 성소수자의 존재와 그들이 가꾼 역사를 시각적으로 소환하여 1세계-백인-남성-이성애 중심으로 서술된 주류 역사에 의문을 제기한다. 작가는 다음과 같이 말했다. “내가 하는 작업은 어떤 면에서 보면 씨를 뿌리는 일이라고 생각한다. 많은 퀴어 작가, 연구자와 함께 큰 흐름의 일부로서 내가 할 수 있는 것을 해보려 한다.” 아울러, 이번 트리엔날레의 주제에 대해 살면서 변화를 체감하기란 쉽지 않지 않나. 하지만 변화는 미세하게라도 일어나고 있다. 결국에는 낙숫물이 바위를 뚫는 것처럼이라고 해석하며, “나는 이 메타포를 어떠한 변화를 한 개인의 생의 줄기를 넘어서서 바라보는 관점을 가져보자는 제안이라고 생각한다라고 설명했다.

이강승의 작품은 트리엔날레의 주제를 상징적으로 담은 작품으로 전시장 초입에 전시되며세계적으로 주목을 받고 있다. 미국의 저명한 미술 평론가 홀랜드 코터Holland Cotter는 뉴욕타임즈The New York Times에 뉴뮤지엄 트리엔날레를 평가하며 이강승 작가와 작품을 면밀히 언급했으며, 세계적인 채널 아트 뉴스ART NEWS에서는 이강승 작가와 그의 작품 세계를 분석하며 이강승의 작품에서, "Hard Stone"은 퀴어 해방의 장애물로 이해될 수 있고, "Soft Water"는 지속적인 집단적 노력으로 이해될 수 있다.”고 주시했다.

오는 1117, 이강승은 갤러리현대에서의 첫 개인전 잠시 찬란한Briefly Gorgeous을 앞두고 있다. 갤러리현대와 이강승 작가가 함께하는 첫 전시에서, 작가는 50여 년의 역사를 간직한 갤러리의 내외부 공간 전체를 퀴어링(queering)하며, 작가 특유의 섬세한 미감이 돋보이는 흑연 드로잉과 금실 자수 작업을 비롯해 조각, 영상, 사진, 음악 등 다양한 매체의 신작 40여 점을 선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