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갤러리현대] 이강승 전 잠시 찬란한 2021년 11월 17일 – 12월 31일
Featuring(피처링은 음악가 외에 게스트로 참가하는 사람 또는 참가하는 행위 (찬조출연)를 말한다. 협업과는 다르다. 다른 아티스트의 앨범이나 작품에 참여하는 경우, 피처링 형태를 취하는 경우가 많다: 베아트리스 코르테스, 클리포드 프린스 킹, 딘 사메시마, 피어스 푸시, 최하늘, 호미가든, 루카스 마이클, 페트리샤 페르난데즈, 션 맥쿠웨이트, 쳉퀑치, 소목장세미 Playlists by: 듀킴, 정글, 이정식, 미니한, 탁영준, 김재석, 최하늘, 모임 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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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강승 작가는 강조한다. “나는 한국 퀴어 커뮤니티의 과거, 현재 그리고 미래를 시각예술의 언어로 연결해보고자 하는 시도를 지속해왔다. 새로운 ‘퀴어 미래’를 상상하고 제시하는 것은, 우리의 과거를 돌아보고, 예우하고, 서사를 창출함으로써 우리의 현재를 새로운 시각으로 바라보는 일에서 시작되고, 이 과정에서 다양한 세대 간의 연결을 만들면서 시공을 가로지르는 시도들이 이루어져야 한다고 믿기 때문이다.” 지금 여기, 우리가 모두 함께 춤을 추며, 새로운 ‘퀴어 미래’를 상상할 시간이다. 잠시 찬란할지라도⋯.
갤러리현대는 11월 17일부터 12월 31일까지 이강승 작가의 개인전 《잠시 찬란한(Briefly Gorgeous)》(*전시 제목은, 미국의 가장 주목 받는 젊은 시인이자 퀴어 작가인 오션 브엉(Ocean Vuong)의 자전적 소설 『지상에서 우리는 잠시 매혹적이다(On Earth We’re Briefly Gorgeous)』에서 인용되었다.)을 개최한다. 이강승은 한국의 서울에서 태어나 현재 미국 로스엔젤레스에서 거주하며 활동하는 다학제적 예술가이다. 올해 광주비엔날레 《Minds Rising, Spirits Tuning》, 뉴뮤지엄 트리엔날레 《Soft Water Hard Stone》 등의 대규모 국제전에 주요 작가로 참여하는 등 국제 미술계 안팎에서 주목받고 있다.
그동안 이강승은 1세계-백인-남성-이성애 중심으로 서술된 주류 역사에 도전하고, 그 서사 속에서 배제됐거나 잊힌 소수자의 존재를 가시화하는 작업을 전개해왔다. 작가는 작품을 제작하며 미술/공예품 컬렉션, 미술대학 도서관, LGBTQ 단체 등의 공공 및 민간 아카이브를 역사학자처럼 집요하게 조사 및 연구한다. 이러한 탐구 과정에서 AIDS 대위기나 LA 폭동과 같은 역사적 사건과 특정 인물 로버트 메이플소프(Robert Mapplethorpe), 데이비드 워나로위츠(David Wojnarowicz), 피터 후자(Peter Hujar), 마틴 웡(Martin Wong), 데릭 저먼(Derek Jarman) 등 앞선 세대의 예술가부터 오준수 등의 게이 인권운동가까지 에 관한 도큐먼트를 재발견하고, 그들이 세상에 남긴 문화적 예술적 정치적 기여와 유산을 동시대의 관점에서 오마주하며 재맥락화한다.
특정 인물과 사건에 관한 작품과 아카이브는 흑연 드로잉, 삼베와 금실 자수, 세라믹, 네온 등 다양한 매체로 ‘번역’되어 증식하듯 전유된다. 특히 작가는 자신의 손(신체)을 통해 오랜 시간 공들여 완성하는 촉각적이고 노동집약적인 흑연 드로잉과 애도와 존경의 의미가 담긴 제의적인 삼베 금실 자수 작업을 주된 매체로 다룸으로써, 은폐되고 삭제된 역사를 다시 쓰는 방식을 새롭게 제안한다. 또한 작품 제작에 인종, 성적 지향, 출신 등이 다양한 동료 예술가를 협업자로 초대하는데, 이들은 이강승과 함께 대안적 담론을 써내려 가는 일에 적극적으로 동참하면서 퀴어 공동체의 또 다른 서사 창출에 기여한다. 따라서 이강승이 작품을 제작하는 과정과 그렇게 도출된 결과물은 참여와 교육, 공유의 이상적 가치가 반영된 ‘큐레토리얼 프랙티스(curatorial practice)’의 일환으로도 유의미한 성취를 간직한다.
이강승은 갤러리현대와 함께 하는 첫 개인전 《잠시 찬란한》에서 세대와 국경, 시대가 다른 퀴어 공동체의 인물과 이야기를 연결해서 한 장소에서 만나게 하고, 관람객이 이들과 시공을 가로지르는 지적인 대화를 하도록 안내한다. 삶과 죽음, 신체의 유한함, 연약함과 강인함, 덧없음을 은유하는 흑연 드로잉과 삼베와 금실 자수 작업을 비롯해, 변형 캔버스 회화, 세라믹, 의상, 아티스트북, 파운드 푸티지 영상, 폴라로이드 사진 등 다채로운 매체의 신작 40여 점을 대거 공개한다.
무엇보다 작가는 반 세기가 넘는 역사를 지닌 갤러리현대의 외부에 있는 대형 배너부터 내부의 공간 구석구석을 퀴어링(queering)한다. 전시장은 퀴어 미술관 혹은 자연사 박물관, 도서관 혹은 기록 보관소, 마른 꽃과 풀들이 자라는 미지의 정원, 그리고 클럽 등 퀴어 공동체 및 이들과 시간을 함께 지낸 많은 사람의 기억과 경험, 서사를 간직한 공간들로 유연하고 위트 있게 변신한다.
무엇보다 작가는 반 세기가 넘는 역사를 지닌 갤러리현대의 외부에 있는 대형 배너부터 내부의 공간 구석구석을 퀴어링(queering)한다. 전시장은 퀴어 미술관 혹은 자연사 박물관, 도서관 혹은 기록 보관소, 마른 꽃과 풀들이 자라는 미지의 정원, 그리고 클럽 등 퀴어 공동체 및 이들과 시간을 함께 지낸 많은 사람의 기억과 경험, 서사를 간직한 공간들로 유연하고 위트 있게 변신한다.
갤러리 건물 외벽의 5.6×8.26m 크기의 대형 빌보드에 나란히 놓인 두 점의 흑연 드로잉은 《잠시 찬란한》전에서 후렴구처럼 반복해서 등장하는 이미지이다. 이번 전시의 주요 인물인 예술가 쳉퀑치(Tseng Kwong Chi)는 1980년 9월 션 맥쿠웨이트(Shawn McQuate)의 모습을 폴라로이드로 촬영했고, 이를 포스터 형식의 작품으로 전환해 동료였던 키스 해링(Keith Haring)이 기획한 전시에 출품했다.
당시 19살의 전도유망한 청년 예술가였던 션 맥쿠웨이트는 1970-80년대 뉴욕 이스트빌리지의 창의적 활동의 중심지로 후대 문화 예술계에 지대한 영향을 미친 ‘클럽 57’의 멤버로 활약했다.(2018년 뉴욕 현대미술관은 이 클럽의 예술적 유산을 되돌아보는 기획전 《Club 57: Film, Performance, and Art in the East Village, 1978–1983》을 개최했다.) 하지만 션 맥쿠웨이트의 게이 동료 대부분은 HIV/AIDS 관련 질병으로 세상을 떠났고, 그의 존재도 잊혀져 갔다.
당시 19살의 전도유망한 청년 예술가였던 션 맥쿠웨이트는 1970-80년대 뉴욕 이스트빌리지의 창의적 활동의 중심지로 후대 문화 예술계에 지대한 영향을 미친 ‘클럽 57’의 멤버로 활약했다.(2018년 뉴욕 현대미술관은 이 클럽의 예술적 유산을 되돌아보는 기획전 《Club 57: Film, Performance, and Art in the East Village, 1978–1983》을 개최했다.) 하지만 션 맥쿠웨이트의 게이 동료 대부분은 HIV/AIDS 관련 질병으로 세상을 떠났고, 그의 존재도 잊혀져 갔다.
이강승은 쳉퀑치에 관한 드로잉 연작을 제작하며 키스 해링의 개인 소장품 경매에서 이 오리지널 포스터 작품을 구매하는데, 조사 과정에서 사진의 주인공인 션 맥쿠웨이트가 살아 있다는 사실을 확인하고, 그에게 연락을 취해 협업을 제안한다. 클럽 57의 멤버 중에서 거의 유일한 생존가인 션 맥쿠웨이트는 HIV 관련 합병증으로 눈이 보이지 않는 신체적 한계 속에서도 이강승의 커미션에 따라 시간을 거슬러, 당시 19살의 발레 댄서였던 자신이 만들어 입은 쳉퀑치 사진 속 의상을 41년 만에 재제작하기에 이른다.
1층 전시장에 이강승의 소장품인 쳉퀑치의 오리지널 포스터 작품과 션 맥쿠웨이트의 의상이 함께 전시되며, 2층 전시장에는 션 맥쿠웨이트가 이 의상을 입고 1980년 쳉퀑치 앞에 선 듯 정지된 모습으로 힘겹게 포즈를 취하는 모습을 기록한 영상 <무제(션 맥쿠웨이트) Untitled (Shawn McQuate)>, 쳉퀑치가 애초에 션 맥쿠웨이트의 모습을 폴라로이드로 촬영한 것처럼 사진가 루카스 마이클(Lucas Michael)이 이강승과 협업해 촬영한 폴라로이드 초상 사진, 그리고 이강승이 쳉퀑치의 사진을 드로잉으로 옮겨 그리고 이를 태운 작품이 병치된다. 이강승은 쳉퀑치의 사진을 흑연 드로잉으로 세밀하게 옮겨 그리면서 션 맥쿠웨이트의 신체 일부를 지우거나 재현의 밀도를 달리하고, 완성된 드로잉을 다시 태우는 파괴적이고 제의적인 행위를 하며 전유의 효과를 강화한다.
1층 전시장에 이강승의 소장품인 쳉퀑치의 오리지널 포스터 작품과 션 맥쿠웨이트의 의상이 함께 전시되며, 2층 전시장에는 션 맥쿠웨이트가 이 의상을 입고 1980년 쳉퀑치 앞에 선 듯 정지된 모습으로 힘겹게 포즈를 취하는 모습을 기록한 영상 <무제(션 맥쿠웨이트) Untitled (Shawn McQuate)>, 쳉퀑치가 애초에 션 맥쿠웨이트의 모습을 폴라로이드로 촬영한 것처럼 사진가 루카스 마이클(Lucas Michael)이 이강승과 협업해 촬영한 폴라로이드 초상 사진, 그리고 이강승이 쳉퀑치의 사진을 드로잉으로 옮겨 그리고 이를 태운 작품이 병치된다. 이강승은 쳉퀑치의 사진을 흑연 드로잉으로 세밀하게 옮겨 그리면서 션 맥쿠웨이트의 신체 일부를 지우거나 재현의 밀도를 달리하고, 완성된 드로잉을 다시 태우는 파괴적이고 제의적인 행위를 하며 전유의 효과를 강화한다.
쳉퀑치의 오리지널 포스터 작품과 션 맥쿠웨이트 의상과의 극적인 만남처럼, 1층 전시장은 국경, 문화, 세대를 넘어서는 만남이 이어진다. 《잠시 찬란한》전을 위한 일종의 가이드 혹은 퀴어 공동체로 향하는 지도와 같은 역할을 하는 185 x 153.5cm 크기의 대형 나무 패널 작품 세 점 <무제(Untitled) 1, 2, 3>에는, 이강승의 회화, 사진, 삼베 금실 자수, 흑연 드로잉 이외에도 전시 출품작의 레퍼런스가 된 선배 예술가와 동료 예술가의 작품과 기록물, 퀴어 공동체의 공적 사적 아카이브, 잡지의 표지, 각종 보도사진 등이 섬세하게 배열되어, 퀴어 공동체의 문화인류학적 이미지 아틀라스를 구성한다.
이를 통해 작가는 한국의 퀴어 공동체 역사가 외딴 섬이 아니라 다른 지역과 시대, 세대의 퀴어 공동체와 연결되는 세계사의 일부이며, 차별과 억압 속에서 투쟁해 온 퀴어 공동체의 저항의 역사가 수많은 삶을 긴밀하게 연결하고 있다는 사실을 강조한다. 탈중심화된 서사의 맥락에서 병치된 퀴어 관련 이미지들은 빅토리아 시대의 땋은 머리카락, 데릭 저먼이 가꾸던 정원의 돌, 기형의 진주, 꽃 모양으로 자란 나무, 바싹 마른 나뭇잎, 벌새의 집, 타다 만 초, 조개껍데기로 만든 단추, 1850년대의 검푸른 새의 깃털 등 매우 연약하지만 그럼에도 오랫동안 강하게 살아남은, 시간의 흐름과 그를 둘러싼 수많은 이야기를 환기하는 일련의 오브제와 놓여 시적인 울림을 전한다.
이를 통해 작가는 한국의 퀴어 공동체 역사가 외딴 섬이 아니라 다른 지역과 시대, 세대의 퀴어 공동체와 연결되는 세계사의 일부이며, 차별과 억압 속에서 투쟁해 온 퀴어 공동체의 저항의 역사가 수많은 삶을 긴밀하게 연결하고 있다는 사실을 강조한다. 탈중심화된 서사의 맥락에서 병치된 퀴어 관련 이미지들은 빅토리아 시대의 땋은 머리카락, 데릭 저먼이 가꾸던 정원의 돌, 기형의 진주, 꽃 모양으로 자란 나무, 바싹 마른 나뭇잎, 벌새의 집, 타다 만 초, 조개껍데기로 만든 단추, 1850년대의 검푸른 새의 깃털 등 매우 연약하지만 그럼에도 오랫동안 강하게 살아남은, 시간의 흐름과 그를 둘러싼 수많은 이야기를 환기하는 일련의 오브제와 놓여 시적인 울림을 전한다.
이밖에 1층 전시장에는 게이이자 유색 인종이라는 이유로 한때 주류 역사에서 잊혔지만, 최근 들어 새롭게 조명받는 존재들의 모습도 세밀한 흑연 드로잉으로 등장한다. 일본계 미국인으로 마틴 루서 킹의 개인 비서이자 시민권, 반전, 동성애자 해방, HIV/AIDS 활동가였던 키요시 쿠로미야(Kiyoshi Kuromiya), 이란 출신으로 정치적 탄압을 피해 미국으로 망명한 후 전위적 연극 연출가로 명성을 얻은 레자 압도(Reza Abdoh), 1970-80년대 미국 패션 업계에서 가장 성공적인 아프리카계 디자이너로 꼽히는 윌리 스미스(Willi Smith), 호모에로틱 사진의 선구자인 일본의 사진가 야토 타모츠(Yato Tamotsu)가 그들이다. 이강승은 잡지 표지나 인물 사진, 보도자료, 사진집, FBI 문서 등 그들이 세상에 남긴 흔적을 추적하며 흑연 드로잉으로 정밀하게 옮겨 그리고, 이를 한 공간에 병치해 퀴어들의 비가시적인 삶을 연결한다.
1층 전시장 한쪽에 놓인 테이블과 그 위에 올려진 아티스트북들은 올해 광주비엔날레에서 첫선을 보인 바 있다. 어느 트랜스젠더의 일기장, 한국남성동성애자 인권단체인 ‘친구사이’의 창립 멤버였으며, 1998년 에이즈로 사망할 때까지 한국 성소수자 인권 그리고 에이즈 환자들의 인권을 위해 일한 오준수의 스크랩북, 『선데이 서울』의 왜곡되고 선정적인 기사들, 퀴어락(QueerArch)이 20여 년에 걸쳐 소장한 1,700여 점의 퀴어 관련 서적, 잡지, 논문 등의 표지를 스캔하고, 이 이미지를 논문집과 스크랩북 형식의 책으로 제작한 것이다. 이강승 작가가 선별해 전시장 입구의 1층 서가에 진열한 책들과 이 아티스트북을 통해, 전시장은 한 개인의 사적이고 내밀한 경험과 사연, 관련 연구자들의 지속된 연구 성과, 퀴어 공동체의 수많은 이야기가 종합된 작은 도서관이자 기록 보관소가 되는 셈이다.
이밖에 1층 전시장에는 아티스트북이 전시되는 소목장세미가 디자인한 테이블과 의자, 호미가든이 직접 기르고 말린 꽃과 풀들, 두 흑인 청년이 들판에서 껴안고 있는 클리포드 프린스 킹(Clifford Prince King)의 사진, 자신의 할아버지와 협업하며 나무를 깎아 시계를 만드는 패트리샤 페르난데즈(Patricia Fernandez)의 조각, 로스앤젤레스의 레더 바에서 진행된 SM 퍼포먼스를 촬영한 딘 사메시마(Dean Sameshima)의 사진, 미국의 여성 퀴어 예술가 모임인 피어스 푸시(fierce pussy)의 연간 프로젝트 <트랜스미션> 등 서로 다른 세대와 정체성을 지닌 작가와 작품이 세 패널 작품과 나란히 놓여 전시 속 ‘공동체’의 일원으로 함께 한다.
이밖에 1층 전시장에는 아티스트북이 전시되는 소목장세미가 디자인한 테이블과 의자, 호미가든이 직접 기르고 말린 꽃과 풀들, 두 흑인 청년이 들판에서 껴안고 있는 클리포드 프린스 킹(Clifford Prince King)의 사진, 자신의 할아버지와 협업하며 나무를 깎아 시계를 만드는 패트리샤 페르난데즈(Patricia Fernandez)의 조각, 로스앤젤레스의 레더 바에서 진행된 SM 퍼포먼스를 촬영한 딘 사메시마(Dean Sameshima)의 사진, 미국의 여성 퀴어 예술가 모임인 피어스 푸시(fierce pussy)의 연간 프로젝트 <트랜스미션> 등 서로 다른 세대와 정체성을 지닌 작가와 작품이 세 패널 작품과 나란히 놓여 전시 속 ‘공동체’의 일원으로 함께 한다.
2층 전시장에는 쳉퀑치, 고추산(Goh Choo San), 션 맥쿠웨이트, 익명의 트렌스젠더의 이야기를 바탕으로 한 흑연 드로잉과 영상 작품, 미국 뉴욕의 허드슨강 피어, 한국 서울의 파고다 극장과 극동 극장 등 국내외 퀴어 공동체의 역사를 상징하는 장소를 담은 드로잉, 의식을 행하듯 서로 다른 장소의 흙을 조합해 만든 세라믹 타일과 그릇, 새로운 ‘퀴어 미래’를 상상하며 작성한 미래 완료형 시제의 문장을 삼베에 금실 자수로 새긴 대형 설치 작품이 소개된다.
이강승은 쳉퀑치와 고추산의 생애와 작품 세계를 연구하며, 그들의 모습과 작품을 흑연 드로잉으로 다시 옮기는 프로젝트를 진행 중이다. 이들은 게이/아시아인/이민자로 생전 남다른 예술적 성취와 명성을 얻었지만, AIDS 관련 질병으로 세상을 떠난 후에는 주류 역사에서 지워진 존재들이다. 쳉퀑치는 1950년 홍콩에서 출생하여 열여섯 살에 캐나다로 이주했으며, 뛰어난 그림 실력으로 프랑스 파리의 명문 예술학교 줄리안느 아카데미에 입학해 1년간 회화를 공부하다가 사진으로 전공을 바꿔 학업을 마치고는 1978년부터 뉴욕 이스트빌리지에 거주하며 활동했다. 1990년 AIDS 관련 질병으로 세상을 떠나기 전까지, 그는 키스 해링을 비롯한 예술가들과 교류하며 그들의 삶을 카메라로 기록했으며, 아시안 아메리칸의 사회적 위계와 재현, 성 정체성, 다문화주의 등의 첨예한 문제의식을 함축한 일련의 사진 연작을 제작했다.
그는 1980년대 <East Meets West> 연작에서 검정 선글라스에 전형적인 마오 슈트를 입고 “Slut for Art”가 쓰인 방문객 배지를 가슴에 달고, 피사의 탑, 콜로세움, 자유의 여신상, 에펠탑, 디즈니랜드, 노트르담 성당, 세계무역센터 등 세계 주요 도시의 랜드마크와 그랜드 캐니언, 모레인 호, 니네베 호 등의 숭고한 자연환경을 배경으로 셀프 초상사진을 촬영했다. 쳉퀑치는 서양의 유명 관광지를 찾은 아시아 관광객인 “애매한 대사(Ambiguous Ambassador)”라는 페르소나를 연기하며, 동서양의 관계와 서구 문화예술계에서 “영원한 방문객(Permanent Visitor)”일 수밖에 없는 자신의 정체성 문제를 자조적으로 논평했다. 이강승은 쳉퀑치의 원작 사진에서 그의 모습을 지우고 실루엣만 남긴 채 사진 속 대자연의 풍경과 랜드마크만을 세밀하게 묘사하며 역사적 작품과의 시각적 해석과 대화를 시도한다.
그는 1980년대 <East Meets West> 연작에서 검정 선글라스에 전형적인 마오 슈트를 입고 “Slut for Art”가 쓰인 방문객 배지를 가슴에 달고, 피사의 탑, 콜로세움, 자유의 여신상, 에펠탑, 디즈니랜드, 노트르담 성당, 세계무역센터 등 세계 주요 도시의 랜드마크와 그랜드 캐니언, 모레인 호, 니네베 호 등의 숭고한 자연환경을 배경으로 셀프 초상사진을 촬영했다. 쳉퀑치는 서양의 유명 관광지를 찾은 아시아 관광객인 “애매한 대사(Ambiguous Ambassador)”라는 페르소나를 연기하며, 동서양의 관계와 서구 문화예술계에서 “영원한 방문객(Permanent Visitor)”일 수밖에 없는 자신의 정체성 문제를 자조적으로 논평했다. 이강승은 쳉퀑치의 원작 사진에서 그의 모습을 지우고 실루엣만 남긴 채 사진 속 대자연의 풍경과 랜드마크만을 세밀하게 묘사하며 역사적 작품과의 시각적 해석과 대화를 시도한다.
이러한 신체 부재의 이미지는 고추산의 모습을 담은 드로잉과 영상에도 반복된다. 싱가포르 출신의 세계적 안무가였던 고추산은 1987년 39세의 나이에 AIDS 관련 질병으로 생을 마감했다. 그는 발레리노에서 안무가로 진로를 바꾸고, 10여 년 동안 워싱턴발레단에서 활약하며 50여 점의 안무를 발표했다. 동양인 안무가로 발레계에서 최정상의 자리에 오른 그는 당시 클래식 발레에서 금기시되던 손을 적극적으로 사용하는 파격적이고 독창적인 안무를 선보였다.
이강승은 고추산의 사진과 관련 영상에서, 그의 시그니처와 같은 손과 팔의 역동적 움직임과 이미지만을 남기고 신체를 과감하게 지운다. 쳉퀑치와 고추산을 소환한 드로잉과 영상의 배경으로, 대형 흑백 드로잉 이미지가 전시장 벽면을 전방위적으로 활용하며 설치되었다. 이강승이 이전에 발표한 흑연 드로잉 작품을 장소 특정적 벽지 설치로 변형한 것으로, 쳉퀑치를 비롯해 데릭 저먼, 마틴 웡, 피터 후자, 엘빈 밸트롭(Alvin Baltrop) 등의 작품과 관련 이미지를 전유하고 있다.
이강승은 이들의 이미지를 드로잉으로 전유함으로써 퀴어 공동체의 정보를 재생산하고, 이들을 병치하고 중첩함으로써 재해석한다. 허공에 증발한 듯 흔적만 남은 신체 부재의 이미지는 역설적으로 그들의 존재를 강렬하게 상기시킨다. 쳉퀑치의 “Permanent Visitor”라는 능청스러운 답변, 고추산의 숫자를 세며 안무를 지시하는 하이톤의 경쾌한 목소리가 마치 유령의 메아리처럼 계속해서 전시장에 울려 퍼지며, HIV/AIDS로 안타깝게 세상을 떠난 수많은 퀴어 예술가들의 존재와 퀴어 공동체의 트라우마가 재소환된다.
이강승은 고추산의 사진과 관련 영상에서, 그의 시그니처와 같은 손과 팔의 역동적 움직임과 이미지만을 남기고 신체를 과감하게 지운다. 쳉퀑치와 고추산을 소환한 드로잉과 영상의 배경으로, 대형 흑백 드로잉 이미지가 전시장 벽면을 전방위적으로 활용하며 설치되었다. 이강승이 이전에 발표한 흑연 드로잉 작품을 장소 특정적 벽지 설치로 변형한 것으로, 쳉퀑치를 비롯해 데릭 저먼, 마틴 웡, 피터 후자, 엘빈 밸트롭(Alvin Baltrop) 등의 작품과 관련 이미지를 전유하고 있다.
이강승은 이들의 이미지를 드로잉으로 전유함으로써 퀴어 공동체의 정보를 재생산하고, 이들을 병치하고 중첩함으로써 재해석한다. 허공에 증발한 듯 흔적만 남은 신체 부재의 이미지는 역설적으로 그들의 존재를 강렬하게 상기시킨다. 쳉퀑치의 “Permanent Visitor”라는 능청스러운 답변, 고추산의 숫자를 세며 안무를 지시하는 하이톤의 경쾌한 목소리가 마치 유령의 메아리처럼 계속해서 전시장에 울려 퍼지며, HIV/AIDS로 안타깝게 세상을 떠난 수많은 퀴어 예술가들의 존재와 퀴어 공동체의 트라우마가 재소환된다.
2층 안쪽 전시장의 두 벽면을 덮은 80개의 액자로 구성된 <무제(원고지) Untitled (Wongoji)>는 한 트랜스젠더의 일기를 이강승 작가가 원고지의 붉은색 격자부터 글씨와 낙서까지 세세하게 전사한 것이다. 1층에 스크랩북의 형식으로 전시된 이 일기는 한 트랜스젠더 여성이 한국 최초의 동성애 전문 잡지 『버디』의 사무실을 방문해 기증한 것으로, 퀴어락의 아카이브 소장품이다. 일기 속에는 한국에서 트랜스젠더 여성으로서 겪은 정체성의 혼란과 불우했던 가정사 등 삶의 애환이 절절하게 녹아 있다.
그 옆에 놓인 <무제(다이어리) Untitled(Dairy)>는 표지가 찢기고 매우 낡은 이 일기장의 겉모습을 재현한 대형 드로잉 작품이다. <무제(원고지)>, <무제(다이어리)>는 퀴어 공동체를 향한 한국 사회의 억압과 차별, 혐오와 비난의 생생한 기록이며, 이를 견뎌낸 익명의 모두를 기리는 헌사이자, 이강승 작가의 손(신체)을 통해 다시 그려져 기록된 또 다른 ‘역사’라 할 수 있다.
그 옆에 놓인 <무제(다이어리) Untitled(Dairy)>는 표지가 찢기고 매우 낡은 이 일기장의 겉모습을 재현한 대형 드로잉 작품이다. <무제(원고지)>, <무제(다이어리)>는 퀴어 공동체를 향한 한국 사회의 억압과 차별, 혐오와 비난의 생생한 기록이며, 이를 견뎌낸 익명의 모두를 기리는 헌사이자, 이강승 작가의 손(신체)을 통해 다시 그려져 기록된 또 다른 ‘역사’라 할 수 있다.
《잠시 찬란한》전에는 퀴어 공동체의 욕망과 이야기가 새겨진 역사적 장소에 관한 작품도 다수 포함되어 있다. 2층 전시장의 <무제(Untitled)>는 탑골 공원, 남산 공원, 데릭 저먼의 정원 등에서 가져온 흙과 작가가 거주하는 캘리포니아의 점토를 섞어 만든 세라믹 타일과 그릇으로 구성되어 있다. 작가는 여기에 이제는 사라진 낙원동의 한 게이 사우나에서 가져온 배수구 덮개, 500만 년 전부터 3,000만 년 전 사이의 식물 화석, 탑골 공원의 돌, 호미가든의 말린 꽃을 올려 두고, 1900년대 초반에 생산된 가는 금실을 전시장 천장에서부터 연결했다.
그 뒤로 걸린 흑연으로 거대하게 확대 재현된 배수구 덮개는 퀴어 공동체의 은밀한 장면의 목격자이자 특정 장소에 내재된 시간과 기억을 담은 우주선 모양의 타임캡슐과 같다. <무제(파고다 극장) Untitled (Pagoda Theater)>, <무제(극동 극장) Untitled (Keukdong Theater)>은 제목처럼, 한국 게이들의 크루징 장소였던 파고다 극장과 극동 극장의 외벽을 옮겨 그린 드로잉 작품으로, 엘빈 밸트롭이 뉴욕 퀴어들의 만남의 장소이자 거주지였으며, 범죄와 살인이 일어나는 우범지대였던 미국 뉴욕 허드슨강 피어를 촬영한 사진을 전유한 드로잉과 공명한다.
그 뒤로 걸린 흑연으로 거대하게 확대 재현된 배수구 덮개는 퀴어 공동체의 은밀한 장면의 목격자이자 특정 장소에 내재된 시간과 기억을 담은 우주선 모양의 타임캡슐과 같다. <무제(파고다 극장) Untitled (Pagoda Theater)>, <무제(극동 극장) Untitled (Keukdong Theater)>은 제목처럼, 한국 게이들의 크루징 장소였던 파고다 극장과 극동 극장의 외벽을 옮겨 그린 드로잉 작품으로, 엘빈 밸트롭이 뉴욕 퀴어들의 만남의 장소이자 거주지였으며, 범죄와 살인이 일어나는 우범지대였던 미국 뉴욕 허드슨강 피어를 촬영한 사진을 전유한 드로잉과 공명한다.
이강승은 신체를 퀴어 공동체의 기억을 간직한 하나의 텍스트이자 개인적 문화적 정치적 기록이 저장되는 장소로 접근한다. <피부(Skin)>는 동료 작가 줄리 톨렌티노(Julie Tolentino), 젠 스미스(Jen Smith), 제니퍼 문(Jennifer Moon), 곽영준(Young June Kwak)의 피부를 스캔하고 사진을 영상으로 재편집한 3채널 작품이다. 피부의 주름과 상처, 체모, 문신 등이 추상화되어 나이가 들 듯 물결처럼 유연하게 화면에 흘러가는 모습을 통해, 우리의 정체성을 규정한다고 여겨지는 신체가 고정되어 있지 않음을 가시화한다. 이들 피부의 표식은 사진으로, 삼베 금실 자수로, 다시 드로잉으로 전환된다.
2층 전시장 중앙 바닥을 점유한 <무제(미래 완료) Untitled (The Future Perfect)>는 삼베에 금실 자수로 새긴 “When the future comes(미래가 오면)”으로 시작하는 24개의 문장과 금실에 매달린 운석, 500만 년 전부터 3,000만 년 전 사이의 식물 화석, 탑골 공원, 남산 공원, 데릭 저먼의 정원의 흙을 캘리포니아 점토와 섞어 만든 그릇, 호미가든의 말린 꽃으로 구성된 작품이다.
<무제(미래 완료)>는 이강승과 엘살바도르 출신의 동료 작가 베아트리스 코르테스(Beatriz Cortez)와의 협업 프로젝트로, 이탈리아 철학자 로지 브라이도티(Rosi Braidotti)가 언급한 ‘집단 유목적 주체성(Collective Nomadic Subjectivities)’과 ‘미래 완료(Future Perfect)’라는 시점이 갖는 가능성에 바탕을 두었다. 두 작가는 여러 세대의 퀴어 이론가, 예술가에게 편지를 보내, 자신들이 생각하는 ‘퀴어 미래(Queer Future)란 무엇인가?’를 질문했고, 그 답변을 “When the future comes”로 시작하는 문장으로 건네받았다. 이 작품은 퀴어의 의미를 기존의 이분법적, 이성애 중심적 사고에서 벗어난 다양한 것들을 포함하는 개념으로 넓게 해석하며, 아직 오지 않은 미래를 함께 상상함으로써 언어가 갖는 힘이 미래를 변화시킬 수 있다는 희망적 메시지를 전한다.
<무제(미래 완료)>는 이강승과 엘살바도르 출신의 동료 작가 베아트리스 코르테스(Beatriz Cortez)와의 협업 프로젝트로, 이탈리아 철학자 로지 브라이도티(Rosi Braidotti)가 언급한 ‘집단 유목적 주체성(Collective Nomadic Subjectivities)’과 ‘미래 완료(Future Perfect)’라는 시점이 갖는 가능성에 바탕을 두었다. 두 작가는 여러 세대의 퀴어 이론가, 예술가에게 편지를 보내, 자신들이 생각하는 ‘퀴어 미래(Queer Future)란 무엇인가?’를 질문했고, 그 답변을 “When the future comes”로 시작하는 문장으로 건네받았다. 이 작품은 퀴어의 의미를 기존의 이분법적, 이성애 중심적 사고에서 벗어난 다양한 것들을 포함하는 개념으로 넓게 해석하며, 아직 오지 않은 미래를 함께 상상함으로써 언어가 갖는 힘이 미래를 변화시킬 수 있다는 희망적 메시지를 전한다.
지하 전시장은 음악이 흘러 나오고 디스코볼에 비춰진 조명이 별빛처럼 아름다운 빛을 발산하는 퀴어 댄스 클럽으로 변신한다. 이 프로젝트를 통해 이강승은 퀴어 공동체의 역사에서 매우 중요한 공간으로 기능한 퀴어 클럽을 둘러싼 국내외의 사회적 이슈를 환기하고, 퀴어 클럽의 역사에 오마주를 보낸다. 그는 8명의 동료 예술가에게 전시장 오픈 시간에 맞춰 재생될 최대 1시간 분량의 음악을 선곡해 달라고 요청했고, 최하늘, 듀킴, 정글, 이정식, 미니한, 탁영준, 김재석, 모임 별 등의 참여자는 퀴어 공간(Queer Space)의 의미를 해석해 각자만의 플레이리스트를 만들어 공유했다. 귀에 익숙한 흥겨운 팝송, 트로트, 테크노와 엠비언트, 멜랑콜리한 발라드, 디바들의 대표곡, 서킷 음악이 울려 퍼지는 전시장의 중앙 벽면에는 대형 회화 <무제(킹 클럽) Untitled (King Club)>이 자리 잡고 있다.
이태원의 유명 게이 클럽인 킹 클럽의 금색 왕관 모양의 로고를 변형 회화로 제작하고, 여기에 시중에 유통되는 물감 중 금색이라는 이름을 가진 100여 개의 물감을 수집하고 이를 퍼즐 형태에 맞춰 칠한 작품이다. 2020년 팬데믹 초기에 발생한 이태원 게이 클럽의 코로나 바이러스 전파는 마녀사냥식 낙인과 혐오, 호모포비아적 언론 보도 행태 때문에 한국의 퀴어 공동체에 또 다른 트라우마를 남겼다. 지하 전시장에 함께 설치된 한국게이인권운동단체 ‘친구사이’의 소식지의 한 페이지, 거기에 실린 종로 일대의 퀴어 업소 광고와 약도, ‘세이프 섹스’를 교육하는 만화 등을 옮겨 그린 흑연 드로잉, 쳉퀑치의 슬로건인 ‘Slut for Art’가 빛을 내는 네온 작품은 1980년대와 1990년대의 어떤 시공간으로 우리를 초대한다. 전시장 곳곳에 세워진 최하늘 작가의 조각 네 점은 갤러리에 임시로 마련된 퀴어 클럽을 찾은 익명의 퀴어 존재들에 다름없다.
이태원의 유명 게이 클럽인 킹 클럽의 금색 왕관 모양의 로고를 변형 회화로 제작하고, 여기에 시중에 유통되는 물감 중 금색이라는 이름을 가진 100여 개의 물감을 수집하고 이를 퍼즐 형태에 맞춰 칠한 작품이다. 2020년 팬데믹 초기에 발생한 이태원 게이 클럽의 코로나 바이러스 전파는 마녀사냥식 낙인과 혐오, 호모포비아적 언론 보도 행태 때문에 한국의 퀴어 공동체에 또 다른 트라우마를 남겼다. 지하 전시장에 함께 설치된 한국게이인권운동단체 ‘친구사이’의 소식지의 한 페이지, 거기에 실린 종로 일대의 퀴어 업소 광고와 약도, ‘세이프 섹스’를 교육하는 만화 등을 옮겨 그린 흑연 드로잉, 쳉퀑치의 슬로건인 ‘Slut for Art’가 빛을 내는 네온 작품은 1980년대와 1990년대의 어떤 시공간으로 우리를 초대한다. 전시장 곳곳에 세워진 최하늘 작가의 조각 네 점은 갤러리에 임시로 마련된 퀴어 클럽을 찾은 익명의 퀴어 존재들에 다름없다.
이강승 작가는 강조한다. “나는 한국 퀴어 커뮤니티의 과거, 현재 그리고 미래를 시각예술의 언어로 연결해보고자 하는 시도를 지속해왔다. 새로운 ‘퀴어 미래’를 상상하고 제시하는 것은, 우리의 과거를 돌아보고, 예우하고, 서사를 창출함으로써 우리의 현재를 새로운 시각으로 바라보는 일에서 시작되고, 이 과정에서 다양한 세대 간의 연결을 만들면서 시공을 가로지르는 시도들이 이루어져야 한다고 믿기 때문이다.” 지금 여기, 우리가 모두 함께 춤을 추며, 새로운 ‘퀴어 미래’를 상상할 시간이다. 잠시 찬란할지라도⋯. Art’가 빛을 내는 네온 작품은 1980년대와 1990년대의 어떤 시공간으로 우리를 초대한다. 전시장 곳곳에 세워진 최하늘 작가의 조각 네 점은 갤러리에 임시로 마련된 퀴어 클럽을 찾은 익명의 퀴어 존재들에 다름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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