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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갤러리현대50주년] '프리즈 LA(Frieze LA)' 참가

[갤러리현대]프리즈 로스앤젤레스 2020 파라마운트 픽쳐스 스튜디오, 부스 D06 2월 14-16일 (프리뷰 13일)출품 작가: 곽인식, 김창열, 정상화, 이우환, 박현기, 신성희, 김민정 <홍콩아트바젤 취소로 여기로 몰렸나요> 

올해 개관 50주년을 맞은 갤러리현대는 2회를 맞은 아트페어 <프리즈 로스앤젤레스(Frieze Los Angeles)>에 참여한다. 갤러리현대는 한국 현대미술을 대표하는 갤러리로서, 한국 작가들의 다채로운 작품만으로 부스를 꾸린다. 곽인식, 김창열, 정상화, 이우환, 박현기, 신성희, 김민정 작가가 그 주인공. 그들은 자신만의 예술 세계를 구축하며 국제 아트씬에서 명성을 쌓았다. 갤러리현대 부스를 통해 관객들은 자연과 인공, 물질과 관념, 전통과 혁신, 실재와 환영, 그리고 인간과 세상을 성찰하는 매우 독특한 시각과 미의식이 녹아 있는 한국 현대미술의 한 역사를 만날 것이다. 페어 측도 공식 보도자료를 통해 갤러리현대의 한국 작가 라인업을 올해 페어의 ‘하이라이트’로 소개하고 있다.

갤러리현대 도형태 대표는 “작년에 이어 두 번째로 참가하는 <프리즈 로스앤젤레스>에 올해는 한국 작가의 작품만을 선보인다.”고 말하면서, 한국 현대미술을 국제 무대에 프로모션하는 갤러리현대의 미션을 강조했다. 덧붙여 “사물의 물성과 관념의 관계를 탐구한 곽인식과 이우환, 한국 추상미술의 선구자인 김창열과 정상화, 한국 비디오 아트를 이끈 박현기, 평면이면서도 입체가 되는 회화를 창조한 신성희, 동서양의 미학이 시적으로 공존하는 한지 작업의 김민정까지, 갤러리현대 부스를 찾은 관객이 이곳에서 한국 현대미술의 한 단면을 만날 수 있도록 전시를 구성했다. 올해 역시 로스앤젤레스에서 한국 작가의 작품이 뜨거운 반응을 일으킬 것이다.”라며 자신감을 내비쳤다.

곽인식(1919-1988)은 자신의 작업을 ‘사물의 소리를 듣는 일’이라고 표현했다. 그는 1960년대 초반부터 유리, 황동, 나무, 석고, 종이 등을 재료로 삼고 자연과 인공 물질의 성질과 차이, 그 개념을 미적 언어로 실험했다. 1970년대 중반 이후부터 작가는 자연석, 세라믹, 나무 작업과 채묵화 작업을 전개한다. 그는 강에서 주운 돌의 표면을 끌로 쪼거나, 깨진 돌을 붙이고, 점토에 다양한 손자국을 남겼으며, 종이의 앞과 뒤에 먹과 물감으로 점을 찍었다. 이 시기의 작업은 재료 자체의 물질성과 모든 사물의 본질적 조건인 표면에 관한 그의 관심이 더욱 강조됩니다. 페어에는 국립현대미술관에서 선보인 1970-80년대 돌과 점토 작업을 포함해, 검은 점들이 겹쳐져 화면에 입체적 공간감을 형성하는 1982년작 <Work 82-BD>를 출품한다. “우주 속에는 수를 헤아릴 수 없는 사물이 존재한다... 나는 일체의 어떤 표현행위를 멈추고 사물이 말하는 소리를 듣고자 하는 것이다.” - 곽인식

1950-60년대 한국의 앵포르멜 운동을 주도한 김창열(1929). 그는 1970년대 초반부터 ‘물방울’을 마포와 한지, 신문지 등에 그리기 시작했고, 이후 ‘물방울 화가’로 통하게 된다. 김창열 화백이 한국에 처음 ‘물방울’ 작업을 선보인 곳도 갤러리현대다. 1980년대 이후부터는 물방울과 함께 천자문이 화면의 배경에 등장한다. 작가에게 물방울은 그저 물방울 그 자체이자 동시에, 세계를 성찰하는 거울이다. 그는 캔버스에서 자연적으로 스며 나온 듯 섬세하고 사실적으로 그려진 물방울의 환영을 제시함으로써, 관객을 ‘회귀(回歸, Recurrence)’라는 철학적 사유로 안내한다. '저 물방울의 근원은 어디일까. 다시 어디로 돌아갈까…’ “물방울을 그리는 행위는 '무(無)'의 상태로 되돌아가기 위해 물방울 안에 모든 것을 녹이는 것이다.” - 김창열

정상화(b. 1932)는 ‘단색화’ 운동은 물론 한국 전후 현대미술을 대표하는 작가다. 그는 카오린과 아교, 아크릴 물감과 유화 물감, 흑연, 한지 등의 재료를 혁신적으로 사용하며 화면에 독창적인 질감과 레이어링 효과를 완성했다. 작가는 캔버스의 표면을 칠하고, 덧붙이고, 이를 떼어내고, 메우고 다시 칠하는 자신만의 엄격한 작업 프로세스를 끊임없이 연마하며 예술적 수행을 이어가고 있다. 정교한 노동력이 집약된 여러 단계를 거쳐 완성된 캔버스 표면은 세월의 풍파를 이겨낸 도자기처럼 아름답게 빛난다. “나의 작업은 높은 낮음으로 형성되어가는 철저한 평면의 추구이다. 내 작업의 과정은 캐어내고 채집하는 것이다.” - 정상화

이우환(1936)의 작업은 직접적이면서도 세심한 제스쳐의 반복과 거의 가공하지 않은 재료를 수반한다. 그는 일정한 패턴과 질서가 유지하며 붓의 제스처와 캔버스의 관계가 강조되는 미니멀한 회화 작품을 제작해 왔다. 그의 회화 작품이 담고 있는 붓터치와 캔버스 사이의 변증법적 관계는 ‘관계항’이라는 제목의 조각 작품에도 반영되어 있다. 페어에 출품하는 작품 제목처럼, 작가는 ‘점에서’, '바람과 함께’, 그리고 ‘대화’를 통해 세계와의 ‘만남(Encounter)’과 ‘조응(Correspondance)’을 시도한다. “나의 작품은 무한에로의 통로이며 그 문이다. 무한이란, 닫혀진 이미지 공간의 것이 아니라 외계와의 관계에 있어서 감지되는 무한정한 세계의 것을 말한다.” – 이우환

한국 비디오 아트의 선구자인 박현기(1942-2000). 그는 자연의 장면을 담은 영상 이미지와 자연에서 발견한 돌과 나무 등의 사물을 병치함으로써, 리얼리티와 픽션, 자연과 문화 사이의 유사성과 차이성을 드라마틱하게 부각했다. 그의 대표작으로 꼽히는 <무제 (TV 돌탑)>(1979/1982)은 실제 돌과 돌의 영상 이미지를 중첩해 사물의 실제와 허상, 실재와 가상은 무엇인가라는 철학적인 질문을 던진다. “비디오의 마술 같은 트릭을 과시하거나 웅장한 첨단 장비들로, 테크놀로지의 기념탑을 쌓는 비디오아트 1세대들처럼 테크놀로지를 로맨틱하게 바라보지 않는다. 그리고 테크놀로지를 20세기 만능의 원더머신으로 여기는 경외심도 갖지 않는다.” - 박현기

신성희(1942-2000)는 파리에서 30여 년 넘게 활동하며 ‘회화란 무엇인가?’라는 근원적 문제를 탐구했다. 그는 이 질문에 평면이면서도 입체가 되는 독창적인 작품으로 답했다. 2019년 갤러리현대에서 선보인 <연속성의 마무리> 연작은 채색한 캔버스 천을 일정한 크기로 잘라 띠로 만들어 서로 잇대고 박음질해 완성한다. 부조처럼 캔버스에 돌출된 띠들은 캔버스에 미세한 그림자를 형성하는데, 이를 통해 작가가 평생에 걸쳐 고민한 “회화를 떠나지 않으면서 동시에 평면 작업에만 머물지 않는” 공간이 창조되었다. “나의 작업들은 찢어지기 위하여 그려진다. 그리고 찢는다는 것은 이 시대의 예술에 대한 질문이며, 그것이 접히고 묶여지는 것은 곧 나의 답변이다.” - 신성희

유럽과 미국의 아트씬에서 맹활약하고 있는 김민정(1962). 그의 추상적인 콜라주 작업은 동양의 전통 기법과 서양의 미니멀 미학이 시적으로 조화를 이룬다. 그 작업 과정은 수련이나 명상과도 같아서 고도의 집중을 필요로 한다. 작가는 한지에 불을 붙여 그 가장자리를 태우거나 향으로 미세한 구멍을 내고, 이렇게 만들어진 한지 조각을 화면에 조화롭게 배치하거나 수 천개의 한지 조각을 층층이 겹치면서 질서와 균형을 찾아간다. 작가는 이러한 자신의 작품을 “선(禪)과 도(道)의 시각화”라고 설명한다. 이때 작가의 호흡, 몸짓의 리듬도 작품 완성의 중요한 요소로 작용한다. 페어에는 <Red Mountain>, <The Street>, <Story> 등 작가의 대표 연작이 출품된다. 독일 랑겐파운데이션의 대형 개인전에 이어 오는 3월 뉴욕 힐파운데이션에서 개인전이 열린다. 한편 올해 한국의 ‘비엔날레 시즌’에는 작가의 개인전이 갤러리현대에서 개막할 예정이다. “나는 늘 평형의 중요성을 알고 있다. 그것은 전통적인 아시아 철학처럼 음과 양이라 부를 수도 있고, 단순히 대립되는 것 사이의 균형이라 부를 수도 있다.” - 김민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