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립현대미술관(MMCA, 관장 김성희)은 MMCA 서울 상설전 《한국현대미술 하이라이트》를 5월 1일(목)부터 국립현대미술관 서울에서 개최한다.
이번 전시는 서울관 개관 이래 대표 소장품만을 선보이는 첫 상설전이다. 국립현대미술관은 1969년 개관 이래 50년 이상 미술사 및 동시대 미술의 흐름에 초점을 맞춘 주요 작품과 아카이브를 수집, 연구해 왔으며 2025년 현재 11,800여 점에 이르는 작품을 소장하고 있다.
이번 전시는 이건희컬렉션 9점을 포함하여 1960년대에서 2010년대에 이르는 한국현대미술 대표작 86점을 엄선하여 소개한다. 추상, 실험, 형상, 혼성, 개념, 다큐멘터리 등의 소주제를 기반으로 선별된 국립현대미술관의 대표 소장품을 통해 한국현대미술의 흐름을 입체적으로 조망하고자 한다. 국내외 관객들은 한국현대미술의 역동적인 지형도 속에서 엄선된 주요 소장품들을 감상하며 한국의 사회적 상황 속에서 미술이 어떻게 변화하고 전개해왔는지를 이해할 수 있을 것이다. 또한 당대 국제 미술의 흐름과 의미 있는 관계를 맺고 전개된 한국현대미술의 특수성과 보편성을 동시에 바라볼 수 있는 계기가 될 것으로 기대한다

백남준, <잡동사니 벽>, 1995, 자동차 부품, 가마, 피아노 키보드, TV 부품, 오디오, 스피커, 코끼리상, 불상, 트럼펫, 채색한 캔버스와 천, 프라이팬, 깔대기, 가변 크기
백남준(1932–2006)은 비디오아트의 창시자로 알려진 미디어아트 작가다. 일본과 독일에서 미술사와 음악을 공부하며, 존 케이지(1912–1992), 요셉 보이스(1921–1986) 등의 아방가르드 예술가들과 교류하여 실험적인 전자예술에 관심을 가지게 되었다. 1960년대 플럭서스 운동에 참여하면서 퍼포먼스와 비디오 작업을 결합한 예술을 선보였고, 1980년대에는 위성 방송을 활용한 대규모 프로젝트를 통해 미디어 기술과 예술의 경계를 확장했다. <잡동사니 벽>은 백남준이 1995년에 독일 볼프스부르크 미술관(Kunstmuseum Wolfsburg)에서 열린 《백남준: 하이 테크 알러지》(Nam June Paik High Tech Allergy)에서 처음 발표했던 대형 설치 작품이다. 볼프스부르크는 자동차 회사 폭스바겐의 본사가 있는 도시인데, 작가는 독일의 국민차 비틀의 중고 모델을 해체하고 한국의 전통 가마와 불상, 코끼리 목조각, 모니터, 소형 라디오, 자동차와 전자 부품 등을 연결하여 〈잡동사니 벽〉을 완성하였다. 작가는 1993년 베니스비엔날레 독일관 전시 《전자 초고속도로: 베니스에서 울란바토르까지》에서 유럽과 아시아, 동과 서를 하나의 선으로 잇는 문화유목주의를 제안한 바 있는데, 〈잡동사니 벽〉 또한 전통과 현대, 동양과 서양의 오브제를 결합하여 문화적 경계가 허물어지고 이질적인 문화가 서로 포용되는 세계를 상상하게 한다. |
1부 ‘추상: 새로움과 전위’에서는 기성 미술제도에 저항하는 현대성과 전위의 상징이자 민족, 전통, 냉전, 근대화, 제도 등 한국 사회의 다양한 층위들과 교차한 주요 추상미술작품을 소개한다. 특히 이 과정에서 두드러진 1960년대에서 1980년대 한국 추상 미술을 김환기 <산울림 19-II-73#307>(1973), 최욱경 <미처 못 끝낸 이야기>(1977)를 비롯하여 김창열, 남관, 박서보, 서세옥, 유영국, 윤명로, 윤형근, 이성자, 이우환, 이응노, 정창섭 등의 작품을 통해 살펴본다.
2부 ‘한국실험미술: 사물ㆍ시간ㆍ신체’에서는 사물성과 시간성, 행위와 개념을 중심으로 미술의 영역을 확장했던 1960~70년대 한국실험미술을 곽덕준 <계량기와 돌>(1970/2003 재제작>, 곽인식 <작품>(1962)을 포함하여 김구림, 김용익, 박석원, 박현기, 성능경, 이강소, 이건용, 이승택 등의 작품을 통해 살펴본다. 무언가를 인위적으로 제작하는 대신 ‘사물’을 있는 그대로 제시한 작업, ‘신체’를 이용한 해프닝 및 이벤트와 연관된 미술, 그리고 ‘시간’의 흐름이나 과정을 담은 작품 등 미술의 본질과 역할에 대한 근본적인 성찰을 유도하는 작품들이 소개된다.
3부 ‘형상성과 현실주의’에서는 예술을 삶의 문맥에서 바라보고자 했던 1980년대 미술 인식의 변화 속에서 당대 현실을 반영한 형상미술과 민중미술을 주태석의 <철로>(1980), 고영훈 <스톤북>(1985), 민정기 <영화를 보고 만족하는 K씨> (1981)를 비롯, 김정헌, 신학철, 오윤 등 주요 소장품들을 통해 소개한다.
4부 ‘혼성의 공간: 다원화와 세계화’에서는 글로벌리즘의 맥락 속에서 비서구 미술에 대한 관심이 커지고, 다문화주의와 복합문화주의가 활발히 논의되기 시작한 1990년대 이후 한국현대미술을 백남준, 강익중, 김수자, 서도호, 이불, 최정화 등의 주요 소장품을 통해 조망한다. 특히 1995년 독일 볼프스부르크 미술관 개인전에서 선보였던 백남준의 <잡동사니 벽>(1995)과 함께 김수자의 <보따리 트럭-이민자들>(2007)이 미술관 소장품 수집 이후 처음 선보인다. 또한 강익중의 <삼라만상>(1984-2014)을 구성하는 3인치x3인치 회화 약 8,500피스가 13m 높이로 2전시실 벽에 설치되어 수집 이후 대형 설치로는 대중에게 처음 공개된다.
5부 ‘개념적 전환: 사물과 언어 사이’에서는 일상의 사물과 언어적 사고를 활용하여 기존의 의미와 질서에 질문을 던짐으로써 새로운 방식으로 현실을 성찰했던 박이소 <당신의 밝은 미래>(2002), 안규철 <자폐적인 문>(2004/2009 재제작)을 포함하여 김범, 김홍석, 양혜규, 윤동천, 정서영 등 한국 개념적 작업들의 면모를 주목한다.
6부 ‘다큐멘터리ㆍ허구를 통한 현실 재인식’에서는 2000년대 중반 이후 미술, 공연, 음악, 영화, 퍼포먼스 등 여러 장르를 횡단하는 다매체적 작업의 흐름 속에서 다큐멘터리와 허구를 넘나드는 복합 서사를 통해 현재 인류가 처한 문제나 우리 사회의 이면을 입체적으로 바라보는 문경원&전준호의 <뉴스프럼노웨어> (2011-2012), 박찬경 <늦게 온 보살>(2019), 김아영 <다공성 계곡 2: 트릭스터 플롯>(2019)을 비롯, 노순택, 임민욱, 홍영인 등의 주요 작품들을 소개한다. 특히 한국의 대표적인 다원예술 축제였던 페스티벌 봄의 일환으로 서강대학교 메리홀에서 진행되었던 정연두의 <시네매지션>(2010)의 설치 오브제가 영상과 함께 처음으로 소개된다.
전시기간 동안 소장품을 한층 심도 있게 이해할 수 있도록 전시 감상 프로그램 및 한국현대미술 강연 시리즈가 진행될 예정이다. 자세한 내용과 참가 신청은 향후 국립현대미술관 누리집(mmca.go.kr)에서 확인할 수 있다.
김성희 국립현대미술관장은 “최근 동시대 미술계에서 크게 주목받고 있는 한국현대미술의 면모를 국립현대미술관의 주요 소장품을 통해 조망할 수 있는 기회”라며, “서울관을 찾는 전 세계 누구나 한국현대미술의 대표작을 상시 관람할 수 있는 유의미한 전시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 일반인 전화 문의: 02-3701-9500 (국립현대미술관 서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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