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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칸디다 회퍼] 문화재에서 풍기는 아우라 담백하게 사진에 담다

[칸디다 회퍼] 문화재에서 풍기는 아우라 담백하게 사진에 담다

국제갤러리, 5월 23일 칸디다 회퍼 개인전 《RENASCENCE》 개최
전시기간: 2024년 5월 23일(목)–7월 28일(일)

전시장소: 국제갤러리 K2

칸디다 회퍼 전시 그녀는 말이 없다. 사진으로 자신의 모든 것을 말해준다. Renascence 르네이선스: The revival of something that has been dormant. "The renascence of poetry as an oral art"

1) 회퍼의 사진은 "공간의 초상화": 공간과 인간의 상호작용을 관찰하고 사유한다 / 공간을 사람 초상화처럼 찍다 / 사진으로 인간과 시간과 공간의 관계 설정을 할 수 있나?

St Callen 수도원이 있는 스위스 시 모습

2) ‘건축의 유형학’을 주창한 베허 부부의 수제자‘: 현대사진의 거장’으로 일컬어지는 칸디다 회퍼는 다양한 건축물의 공간 내부를 명료한 시선으로 담은 작업으로 잘 알려져 있다. 20세기 초 산업구조의 상징인 건축물을 객관적으로 응시한 흑백사진으로 ‘건축의 유형학’을 주창한 베허 부부의 수제자로도 유명하다. 미술관, 도서관, 박물관, 극장 등 공적 공간에 집중하는 그녀의 사진은 단순히 건축사진이 아니다.

3) 공간의 목적과 역사, 그 자체로 물리적이거나 사회적 존재감이 느껴진다 : 건축은 회퍼 작업의 구조이자 객관적 고찰의 그릇일 뿐, 오히려 지난 50여 년 동안 사진이라는 매체를 통해 공간과 인간의 상호작용을 관찰, 사유해 왔다는 점에서 ‘공간의 초상’이자 ‘관계의 이야기’다. 가령 초상이 현재 모습을 통해 대상이 살아낸 시간과 사건을 짐작하게 하듯, 회퍼가 포착한 사진에서는 공간의 목적과 역사, 그 자체로 물리적이거나 사회적인 존재감이 느껴진다. 이곳에 어떤 사람들이 존재했었는지, 그 삶은 어떠했을지,

St Callen 수도원 도서관

4) 시간(혹은 추상시간 시간이 흘러도 변하지 않는 시간?)은 그들에게 무엇이었는가? 그리하여 동서를 막론하고 어떤 공간이 지금 모습으로 우리 곁에 존재한다는 건 과연 어떤 의미가 있는지 골똘히 생각하다 보면 어느덧 내가 전혀 다른 세계에 위치하고 있다는 착각이 든다. - <바자르>

[작가소개] '칸디다 회퍼' 1944년 독일 에베르스발데에서 태어났다. 1973년부터 1982년까지 뒤셀도르프 아카데미에서 첫 3년 동안 올레(b. 1939)에게 '영화'를, 그 이후에는 현대 독일 사진을 이끈 베른트 베허(1931-2007)와 힐라 베허(1934-2015) 부부로부터 '사진'을 수학했다.

당시 수업을 함께 들었던 토마스 스트루스(b. 1954), 토마스 루프(b. 1958), 안드레아스 거스키(b. 1955) 등과 함께 ‘베허 학파’ 1세대로 일컬어지는 회퍼는 1975년 뒤셀도르프의 콘라드 피셔 갤러리에서 첫 개인전을 열었다. 이를 시작으로 작가는 지난 50여 년간 꾸준히 작품 활동을 해오며 공적인 장소, 특히 인간이 부재한 건축의 내부를 특유의 정교한 구도와 빼어난 디테일로 구현해 왔다.

전 세계 유수의 미술관과 갤러리에서 수많은 개인전과 그룹전을 선보인 작가는 2002년에 제11회 카셀 도큐멘타에 참여했으며, 2003년 제50회 베니스 비엔날레에서 마틴 키펜베르거와 공동으로 독일관을 대표했다. 2018년 소니 월드 포토그래피 어워드의 사진공로상을 수상했으며, 다가오는 9월 베를린 예술 아카데미가 주최하는 ‘2024 케테 콜비츠 상’을 수상할 예정이다.

작품의 주요 소장처로는 뉴욕 현대미술관, 파리 퐁피두 센터, 프랑스 국립도서관, 쾰른 루트비히 미술관, 스톡홀름 근대미술관, 마드리드 레이나 소피아 국립미술관, 빌바오 구겐하임 미술관, 국립현대미술관 서울, 마이애미 루벨 패밀리 컬렉션, 취리히 프리드리히 크리스찬 플릭 재단 등이 있다. 작가는 현재 쾰른에 거주하며 활발히 활동 중이다.

칸디다 회퍼(80세)에게 인터뷰에서 팔만대장경 찍어보라고 권유했지만 그는 직접 대답하지 않고 간접적으로 건물을 완벽하게 소화하지 않으면 찍을 수 없다고 동양에 대한 공부가 더 필요하다는 소리인가. 유기적이고 통일성 있는 작업을 해야 하기에 한국의 문화유산을 찍은 것은 어려울 수 있다. 게다가 그녀는 사진에서 완벽주의를 추구한다. 처음부터 끝까지 공부다. /

과거의 문화유산(그녀에게는 유럽의 수도원 박물관 도서관 미술관 등)에 담겨 있는 지혜와 지식의 전통과 거기에서 풍기는 아우라를 사진에 담아 인류 미래의 아름다운 비전을 제시하고 한다. 사진은 그 중간의 매개체인 셈이다. 아마도 그녀의 의도인 것 같다. 그런 사진의 힘을 발휘하려면 정말 많은 노력이 필요할 것이다. 자연광을 즐겨 사용하는 그녀는 아무리 긴 질문을 해도 답은 짧다. 이미 사진에서 모든 것을 보여주고 언급했기 때문이다. 그녀는 매우 외적으로는 고요하나 그 내부에는 거대한 폭풍이 일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