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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혜규] ‘2020 두바이 엑스포’ 작품 六陰組 공개

양혜규, ‘2020 두바이 엑스포’에서 대규모 커미션 작품 공개: 六陰組

작품제목: <소리 나는 천체투영관 – 방울방울 육음조 六陰組(Sonic Planetarium – Dripping Lunar Sextet> 전시제목: 2020 두바이 엑스포 시각예술 프로그램Expo 2020 Dubai Visual Arts Programme 전시기간: 2021년 10월 1일 – 2022년 3월 31일 전시장소: UAE 두바이 엑스포 웹사이트: http://www.expo2020dubai.com/.../visual-arts-programme

미술가 양혜규가 중동 지역 최초로 열린 ‘2020 두바이 엑스포’의 야외 현대미술 전시에서 대규모 커미션 신작을 선보인다. 기획자로 초빙된 이집트 출신의 큐레이터 타렉 아부 엘 페투Tarek Tarek Abou El Fetouh는 함라 아바스Hamra Abbas, 올라푸어 엘리아슨Olafur Eliasson, 잉카 소니바레Yinka Shonibare 등을 비롯한 11명의 작가들에게 ‘2020 두바이 엑스포’ 내 여러 공공장소를 위한 작품을 의뢰했다. 타렉 아부 엘 페투는 특히 광학과 시지각 분야의 선구적 연구로 유명한 아랍의 수학자이자 천문학자, 물리학자인 이븐 알하이삼Ibn al Haytham(c. 965 CE - c. 1040 CE)의 철학에 주목했고, 이번 출품작들을 통해 세상을 지각하는 과정에서 인간의 상상력이 발휘하는 지대한 영향을 새삼 상기해 보고자 했다고 기획의도를 밝혔다.

양혜규의 작품이 자리한 ‘두바이 엑스포’의 M1 공간은 네 개의 깔때기 모양 기둥과 기둥 사이에 드리워진 그늘막 아래 좌석이 마련된 자연친화적 여가 공간이다. 여기에 작가 양혜규는 거대한 규모로 확대된 행성계 모형을 연상시키는 조각 작업 <소리 나는 천체투영관 – 방울방울 육음조六陰組>(이하 <소리 나는 천체투영관>)을 제안했다.

<소리 나는 천체투영관>은 놋쇠, 은, 구리로 도금된 방울로 제작, 2013년부터 지속된 <소리 나는 조각> 연작의 연장으로 볼 수 있다. 이번 ‘두바이 엑스포’의 시각예술 프로그램을 통해 처음으로 야외 공공장소를 배경으로 한 <소리 나는 조각> 작업을 만나게 된 셈이다. <소리 나는 천체투영관>은 <소리 나는 조각>과 비슷한 맥락으로, 여러 문명에 걸쳐 목격할 수 있는 다양한 영적, 문화적 전통 안에서 방울이라는 재료가 지닌 은유적이고도 물리적인 잠재력을 모색한다. 특히 이 연작에서 반복적으로 등장하는 구체球體 형상은 방울의 모양뿐만 아니라 우리를 둘러싼 주위 환경, 시야, 의식, 나아가 우주에 존재하는 행성들의 몸체를 연상시키기에 이른다.

‘두바이 엑스포’를 위해 작가는 자신만의 가상 태양계의를 개발했다. 태양계의太陽系儀란 태양계 내의 행성 및 위성의 위치와 움직임을 표현하고자 고안된 기계모형이다. 태양을 상징하는 구와 그를 둘러싼 여러 행성으로 구성된 이 모형은 대부분 태엽 장치로 작동하게끔 정교하게 설계되었다. 우주의 모양새를 모방하여 궁극적으로 행성의 궤도를 보여주고자 의도했지만, 그 크기와 비율은 정확한 계산에 의거한 것이 아니다.

유사 태양과 이를 중심으로 공전하는 여섯 개의 부분 <소리 나는 달>로 구성된 <소리 나는 천체투영관>은 스테인리스강 구조물 위에 금, 은, 구리색으로 도금된 방울로 치장한 구체 일곱 개로 설치되어 완성된 형태를 이룬다. 구체는 지름 50cm, 70cm, 100cm, 130cm 크기로 제작되었으며, 순환적 움직임이 부각되는 이슬람 문화 특유의 대칭적인 기하학무늬를 응용해 하부 골조를 장식하는 6중 문양을 표현했다. 원을 여섯 갈래로 균등하게 쪼갠 결과로 나타나는 기하학적 다각형 무늬는 만개하는 꽃을 연상시키며 무한한 진화의 가능성을 시사한다. 이슬람 문화 특유의 4중, 5중, 6중 분할로 만들어 내는 이슬람 장식 문양은 (『모눈 공책』에 정리되어 있듯) 양혜규의 작업에서 반복적으로 사용하는 기법이다.

<소리 나는 천체투영관>은 아래쪽 손잡이를 조작하여 6개의 기둥 꼭대기에 위치한 <소리 나는 달>과 그에 딸린 촉수와도 같은 기다란 방울 체인을 회전시킬 수 있는 구조를 띤다. 관람객 머리 위에서 잔잔하게 공명하는 방울 소리와 금속성 표면에 반사되는 빛의 효과는 이 지역의 강렬한 해와 무더운 사막 기후를 간접적으로 시사한다. 일련의 금속판으로 구성된 M1의 깔때기 형태 햇빛 가리개 구조물은 빛을 걸러 기하학적 문양으로 촘촘한 그림자를 작품 위에 수놓으며, 이 공간만의 신비로운 분위기를 고조시킨다.

양혜규는 <소리 나는 천체투영관>을 기획하며, 이븐 알하이삼의 눈부신 업적 중 특히 달에 대한 논의에 착안했다. 총 일곱 권으로 구성된 저서 『광학의 서』에서 알하이삼은 보는 이의 위치에 따라 달의 크기가 달리 보이는 착시 현상에 대해 논한 바 있다. 이를 지각perception의 문제로 삼은 그는 달은 하늘에 떠 있을 때 더 가깝고, 따라서 더 작게 느껴지며, 반면 지평선에 위치할 때 더욱 멀고 크게 느껴진다고 주장했다. 신작 <소리 나는 천체투영관>은 지각 방식에 의거한 이러한 개념을 그림자, 빛(반사), 움직임 및 소리의 상호 작용 등의 간섭 요소들과 관람객의 위치 변화를 통해 풀어낸다.

큐레이터 소개: 타렉 아부 엘 페투Tarek Tarek Abou El Fetouh

브뤼셀과 알렉산드리아를 기반으로 활동하는 독립 큐레이터 타렉 아부 엘 페투는 건축을 수학했으며, 카이로에서 미술감독이자 연극 시노그래퍼로 미술계 경력을 시작했다. 베를린 세계문화원 《DisOrientation》(2003), 미니아와 카이로에서 열린 다학제적 현대미술 페스티벌 《Windows》(2004), 알렉산드리아에서의 《Roaming Inner Landscapes》(2004), 제9회 샤르자 비엔날레 《Past of the Coming Days》(2009) 등을 기획했다. 또한 2013년부터 2018년까지 아부다비에서 매년 개최되는 퍼포먼스 행사 《Durub Al Tawava》의 기획을 맡은 바 있다. 최근 기획한 전시로는 베이루트의 《Home Works 6》(2013), 바르샤바 현대미술관 《Lest the Two Seas Meet》(2015), 광주와 샤르자에서 개최된 《시간의 빗장이 어긋나다The time is out of joint》(2016), 베이징 레드브릭 미술관 《Captive of Love》(2017), 《Rituals of Signs and Metamorphoses》(2017) 등이 있다.

작가 소개: 양혜규

1971년 서울에서 태어난 양혜규는 현재 베를린과 서울을 기반으로 활동하는 현대 미술 작가이다. 다양한 작품과 왕성한 전시로 동시대 작가들 중 단연 돋보이는 행보를 보여온 그는 1994년 독일로 이주하여 프랑크푸르트 국립미술학교 슈테델슐레Städelschule에서 마이스터슐러 학위를 취득하였고, 현재 모교에서 교수로 재직 중이다. 2018년 아시아 여성 작가 최초로 독일의 권위 있는 미술상인 ‘볼프강 한 미술상Wolfgang Hahn Prize’을 수상하였으며, 같은 해 10월 문화체육관광부가 수여하는 ‘대한민국문화예술상(대통령 표창)’ 미술 부문 수상자로 선정되었다. 2019년에 뉴욕 현대미술관MoMA에서 《양혜규: 손잡이》를 개최했고, 2020년에는 캐나다 온타리오 미술관 《양혜규: 창발》, 국립현대미술관 《MMCA 현대차 시리즈 2020: 양혜규 – O2 & H2O》, 필리핀 마닐라 현대미술디자인박물관 《우려의 원추》 등 다수의 개인전을 동시다발적으로 선보였다. 최근 영국 테이트 세인트 아이브스 《이상한 끌개》 전시가 막을 내렸으며, 국내에서는 파주 철거 GP(Guard Post)에 야외 조각 신작 <비대칭 렌즈 위의 DMZ 철새 – 키욧 키욧 주형기舟形器 (흰배지빠귀)>를 설치하여 발표했다. 내년 4월에는 코펜하겐에 소재한 덴마크 국립현대미술관에서 대규모의 개인전 《이중 영혼 Double Soul》이 예정되어 있다.

<추신> <양혜규 '6개 방울 달린 소리 나는 천체투영관' 신비감...두바이도 깜짝> 양혜규 작가는 최근 영국 테이트 세인트 아이브스 '이상한 끌개' 전시가 막을 내렸으며, 국내에서는 파주 철거 GP(Guard Post)에 야외 조각 신작 '비대칭 렌즈 위의 DMZ 철새 – 키욧 키욧 주형기舟形器 (흰배지빠귀)'를 설치하여 발표했다. 내년 4월에는 코펜하겐에 소재한 덴마크 국립현대미술관에서 대규모의 개인전 '이중 영혼 Double Soul'이 예정되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