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최근전시행사소개

[리움미술관] 21세기형 첨단 디지털 뮤지엄

'코로나시대', 인간 존재와 본질을 다시 묻다

삼성미술관 리움 재개관 기획전 및 고미술 현대미술 상설전, 202212일까지

오마이뉴스 기사 http://omn.kr/1vm6t

 

'코로나시대', 인간 존재의 본질을 다시 묻다

삼성미술관 리움 재개관 기획전 및 고미술과 현대미술 상설전, 2022년 1월 2일까지

www.ohmynews.com

김수자 설치작품  ' 호흡 '

리움미술관(한남동)과 호암미술관(용인)46개월의 긴 공백을 깨고 108일부터 운영을 재개했다. 고 이건희 회장과 유족들이 문화유산을 보존하고자 수집한 미술품 국립미술관 등에 기증의 뜻을 계승하고자 리움상설전(M1, M2) 무료로 운영한다. 기획전은 연말까지 무료다. 단 사전예약제로, 하루 600(시간 당 75)만 가능해 매진되기 일수다.

리움미술관은 재개관하면서 부관장으로 서울과학기술대학교 조형예술학과 '김성원' 교수를 선임했다. 그녀는 국내 대표기관에서 예술감독, 비평가, 교육자로 활발히 활동해 왔다.

입구에는 영국의 '울프 올린스(W. Olins)'가 새로 디자인한 리움(Leeum)로고[상품권]를 새로 선보였다. '로비'에는 돔 원형 기둥(로툰다)을 중심으로 매표소, 카페, 아트샵(Store) 등 기능적 공간을 재배치했다. 미술관 품격을 높이는 은은한 검은 색조다. 가운데 햇빛의 농도에 따라 환상적 빛을 연출하는 김수자 설치작품 '호흡'이 관객들을 반갑게 맞이한다.

리움, 21세기형 첨단 디지털 뮤지엄

아트 숍

이런 리움 미술관에서 돋보이는 것은 바로 21세기형 디지털 서비스다. '메타버스'형 뮤지엄이라고 할까. 차세대 세계 최고수준의 전자 미술관이다. <디지털 가이드>를 목에 걸고 작품 앞에 가면 작품 해설이 바로 나온다. '디지털 돋보기'라는 별칭처럼 <리움DID>를 사용하면 눈으로 보기 힘든 작품을 세세한 부분까지 고화질로 확대해 볼 수 있다.

이번 삼성미술관 전시는 고미술 상설전시관 'M1', 내일을 내다보는 현대미술 상설전시관 'M2' 그리고 '인간 일곱 개의 질문' 주제로 열리는 주 전시장인 기획전 등 다양한 전시 코너가 있다. 이렇게 다양한 섹션과 채널과 통로가 많아 '다공예술'을 닮은 전시형태다.

전 인류 공존 위한 새 발상 요구

코로나시대, 미국은 코로나로 현재 70만 명 이상 죽었다. 전 세계는 500백만 이상이 사망했다. 우리나라도 2,600여 명 넘게 목숨을 잃었다. 첨단 인공지능 시대에 인간은 위기를 맞고 있다. 미셸 푸코가 '인간의 죽음'을 언급했지만 그런 면에서 시기적절하다.

기획전, 인간에 대한 7가지 질문

기획 전시장으로 들어가는 전, 유명 조각품이 보인다. 인간의 본질을 고민한 '자코메티' '여인상(1970)', 몸과 우주의 공감을 조각한 '곰리' 픽셀 인간상(2014), 무표정하게 출근하는 군상을 조각한 '조지 시걸''러시아워(1983)', 세 작품이 다 우리 삶을 돌아보게 한다.

이 주제에 영상인터뷰로 참가한 이탈리아 철학자 '로지 브라이도티(R. Braidotti, 1954)' "위성이 확장되는 시대 오히려 인간의 위상은 떨어졌다. 지구는 생명체이고 인류는 운명공동체이다. 자연에 군림하려는 인간우월주의은 위험천만하다"라며 "지속 가능한 미래를 맞으려면 최고와 최악이 동시에 일어나는 시대에 균형감이 필요하다"라는 말했다.

'그라운드갤러리'에서 시작하는 이번 전시의 하이라이트 기획전에는 130여점 회화, 조각, 설치, 사진, 영상을 선보인다. 1. 거울 보기, 2. 펼쳐진 몸, 3. 일그러진 몸, 4. 다치기 쉬운 우리, 5. 모두의 방, 6. 초월 열망, 7. 낯선 공생 등 일곱 주제의 7개 섹션이 있다.

섹션 2, 몸은 인간 존재를 이해하는 코드

부르주아 가슴

'거울 보기'로 시작하는 이번 섹션은 문명의 분기점에서 인간 자신을 성찰해 보게 한다. 이전과 다른 생태계와 사유체계가 필요하다는 메시지가 깔려있다. 모든 섹션을 다 보고 나면 지구촌의 풍경화가 총괄적으로 들어온다. 우리가 맞이한 곤경과 그 미래적 대안을 예술가의 상상력을 빌려서라도 뭔가 대안을 생각해야겠다는 생각이 들게 한다.

이중 특히 섹션 2는 인간의 몸을 주제로 한다. 여기서 '실제의 몸(real body)'이 중요한 매체로 등장한다. 몸이 과거처럼 관념, 종교, 도덕, 이념의 하수인이 아니라 사회 문화 역사를 체험하고 소통하고 변화시키는 주체가 되어야 한다는 점을 부각시킨다. 급기야 몸을 근대적 자아를 벗어나 인간을 이해하는 중요한 기호이자 장소로 보게 된다.

이 분야에서 선구자는 바로 '이브 클랭'이다. 그는 프랑스 '누보레알리즘'을 이끈 천재였다. 그는 어느 날 몸을 붓으로 그림을 그리는 깜짝 이벤트를 구상했다. 그는 본격적으로 인간의 몸이 내는 생명력과 에너지를 예술의 그릇에 담으려 했다. 그밖에도 '일그러진 몸'에서 몬스터와 좀비가 등장하고, '다치기 쉬운 우리'에서는 분리불안 등 소제가 등장한다.

인간신체와 죽음 등을 주제로 한 작품 중에 세계 3대 미술계 스타인 '앤디 워홀', '데미안 허스트', '루이즈 부르주아'의 작품도 볼 수 있어 놀랐다. '로 뮤익' 가면도 인상적이다.

섹션 6, 인간과 기계와 자연은 동급

섹션 6로 넘어가 이불의 '사이보그', 백남준의 '전자인간'을 보자. 지난 수백 년간 인간은 자신을 세계를 변화시키는 주체로 믿었다. 그동안 인공지능과 생명공학 덕분에 과학기술과 인간수명에 진전이 있었다. 그러나 이번 코로나 앞에서 전 인류는 무기력했다. 인간이 자연을 너무 괴롭힌 것인가! 여기서 '자연과 인간과 기계'에 대한 관계를 재설정해야 한다.
 
바로 이런 주제에 백남준 답은 간단하다. 그는 위 세 가지 위계를 동등하다고 봤다. 고조선 '홍익인간'에서도 곰이 사람이 될 만큼 인간의 범위가 넓었다. 백남준은 인간을 고유성 없는 잡다한 진료의 한 요소로 봤다. '요셉 보이스'도 인간이 때로 '토끼'보다 못하다고 했다. '들뢰즈'도 인간은 기계와 긴밀함으로 분할하는 게 불가능하다고 그의 저서 <푸코>에서 피력했다.

M2(현대미술상설전), M1(고미술상설전), 호암갤러리

몬스터 블랙

그럼 이제 'M2(현대미술상설전)'에 가보자. 앞날을 상상하게 하는 작품이 많다. 'B1'에는 '이상한 행성', '1'에는 '중역의 역방향', '2'에는 '검은 공백'이라는 제목이 붙어있다.

B1층 들어서면 '최우람'의 모바일작품 쿠스토스 카붐가 관객을 사로잡는다. 모래에 누워있는 해골 뼈 위에 하늘거리는 홀씨를 가진 기계지만 숨 쉰다. 작가는 서로 다른 세계를 연결하는 가상의 '기계생명체'를 만들었다. 2011년에 뉴욕 아시아협회에서 전시됐다.

그리고 지금 영국 '테이트모던'에서 전시를 하는 '아니카 이'2019년 작품이 소개된다. 박테리아 배양균 변이 같은 혼란을 통해 파문을 일으켜 활력을 주는 작가다. 유기체와 인공물의 경계를 흐리게 한다. 천연 밀랍으로 만들어져 후각도 자극한다. 미생물학자 등과도 협업한다. 그리고 '이불'의 그로테스크한 '몬스터 블랙(아래 슬라이드)'도 볼 수 있다.

1(중력의 역방향)에서는 중력은 물질의 세계인데 이걸 비물질인 에너지의 세계로 확장시키는 현대미술의 면모를 보여준다. 2(검은 공백)에서는 수묵시대부터 현대추상까지 그 어느 색보다 풍부한 뉘앙스를 담고 있는 검은 색의 신묘함을 감상할 수 있다.

조선시대 '분청사기인화승렴문병' 15세기와 박서보의 단색화

그리고 국보 6점 등 총 160점을 전시되는 '한국 고미술상설전'에서는 청자와 백자가 메인이다. 조선 초기 분청사기와 박서보의 단색화를 나란히 놓아 현대회화가 그냥 나온 게 아니라 족보가 있음을 알려준다. 끝으로 고미술 45점이 소개되는 용인 '호암미술관'에서는 '야금(冶金) 위대한 지혜'전 고대부터 현대까지 찬란한 한국금속미술사를 펼쳐 보인다.

호암미술관

리움미술관 다른 작품들 (1/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