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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전시행사소개

[김영미II] 삶의 어떤 난관도 축제로 바꾸다!

삶의 어떤 난관도 축제로 바꾸는 화가! [인터뷰] 김영미 개인전 ‘철학의 부재’ '리서울 갤러리' 10월 31일까지 

오마이뉴스 omn.kr/1pz7a

김영미 I ‘BTS 유화 72.7*90.9cm 2020 세계를 호령하는 한국 젊은 7명 스타들을 그리다

김영미 개인전이 합정역 근처 마포구 양화로 45 메세나폴리스몰 178호에 위치한 '리서울 갤러리'에서 10월 31일(토)까지 열린다. 주제가 ‘철학의 부재’다. 코로나 시대에 침울한 시대 분위기 속 우리가 어떤 가치를 추구해야 하는지 고민한 흔적이 보인다.

김영미 작가는 지금까지 34번 전시를 한 회화와 영상을 하는 중견작가다. 올해는 뜻밖에 코로라로 예정된 미국 뉴욕 뉴저지 오닉스 갤러리와 룩셈부르크 개인전, 영국의 라이트박스 뮤지엄 등 3곳 해외전시가 취소되었다. 작가는 그런 속상함을 달래려 이번에 작은 전시(30여 점) 열었다.

이번 전시명을 두고 작가는 고민하다가 ‘철학의 부재’를 꺼냈다. 코로나 시대 맞아 전 인류가 지금 자신을 돌아보기 모멘텀이 된 것인가. 과거에는 그런대로 철학이 있었는데 신자유주의 40년이 지난 지금 보면 철학이 완전 고갈된 상태다. “생각하는 않는 것이 범죄다”라는 한 독일 철학자 '한나 아렌트' 말이 떠오른다. 이 제목은 현대인의 사유 결핍 꼬집다.

그녀는 BTS 열렬한 ‘아미’다. 그러다보니 BBC에 전화 인터뷰하다 보니 기사화됐다.

왜 BTS를 좋아하냐고 물으니, “BTS는 음악에서 주는 메시지와 그들의 삶이 동일하고 철학도 굉장히 깊다. 그들에게서 많은 영감을 받는다. 음악에서 보여주는 뮤직비디오도 한 편의 드라마 같다. 그 안에 숨겨진 코드의 회화적 그림을 보는 재미도 쏠쏠하다. BTS의 바로 그런 점이 전 세계 젊은이들에게 하나의 정신적 깃발처럼 받들어지고 있다”는 평했다.

<절박한 몸부림으로서 춤 이야기>

▲ 김영미 I ‘가락을 지닌 사람들(Rhythmic Dancers)' Oil on cardboard 108.8*78cm 2015. 과거 도록 표지 작품 중 하나.

그녀의 그림은 춤에서 시작해 춤으로 끝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렇게 삶의 역동적 리듬감을 회화적으로 노래한다. 생의 고뇌와 고단함을 극복하는 몸부림으로서 회화 같다. 관객의 마음에 파고 들어가면 적지 않는 파동과 파장을 일으킨다.

왜 이런 풍이냐고 물었더니 “나는 움직임 없는 작업을 별로 좋아하지 않아요. 그래서 정물은 별로 그리지 않는다. 하여튼 인체는 살아 움직이고 뭔가 무한히 반복하는 습성이 있기에 그런 작업을 좋아한다. 그리고 그 움직임은 우리 삶과 상당히 닮아있다. 그것은 우리가 인간이고 인간으로 살아가는 현시대의 상황들을 가장 극적으로 대변한다”라고 답한다.

그녀의 화폭 속에서 이런 추동력은 어느 순간에 선과 색이 되고 역동적인 에너지가 된다. 그래서 날마다 부딪치는 고통과 좌절도 한판 그림으로 바꾼다. 죽을 판, 살 판에서 그 어떤 난관도 축제로 뒤집어 엎어뜨렸다. BTS 노래로 들려주는 메시지와 삶의 태도와 닮았다.

춤 그림에는 집단군무가 많다. 집단지성시대, 사회적 약자와의 연대감이 느껴진다. 우리 모두가 함께 힘을 모아 이런 난국을 헤쳐 나가자는 메시지 같다. 그녀는 도시 속 쳇바퀴처럼 바쁘고 살아가는 사람의 힘든 일상에 기와 활력을 넣어주려는 것인가. 자아를 최소화하고, 타자를 최대화하는 포용의 정신과 그런 마음의 여유를 가져보라는 메시지 같다.

작가는 '로버트 슈만(R. Schumann)'의 "예술가의 사명은 인간의 내면의 어두운 곳에 불을 비치는 것이다"라는 말을 좋아한다. 작품에서도 그런 분위기가 난다. 사람들이 살기 위해 몸부림치는 절박한 몸짓을 그린 것 같고, 가득 쌓인 고뇌 번민을 다스리는 꾸물거리는 몸부림 같고 사람들 내면에 담아둔 상처와 고통을 씻어내 역설적으로 치유하는 것 같다.

그림(이미지)은 '죽음의 그림자'라는 어원에서 왔다. 죽음을 애도하여도 하는 것이 그림이다. 그녀는 그림을 통해 고뇌도 아픔도 축제로 바꾸는 기술이 있다. 그녀는 '죽음과 같은 절망 속에서도 희망을 놓지 않는 사람들' 등의 제목을 보면 알 수 있다.

<손으로 뭉개는 그림(finger painting)>

▲ 김영미 I ‘자화상(Self-portrait)’ Oil on Canvas 63.5*49.9cm 2020. '화가의 엄마' 다큐영상 속 한 작품

그녀는 도자기 만들 듯 붓보다 몸으로 그린다. 손맛이 난다. 그녀가 개발한 이것이 바로 '핑거페인팅(finger painting)'. 그녀의 페인팅은 제멋대로다. 어디에도 얽매이지 않는 자유분방한 기질이 보인다. 그런 에너지는 누구도 못 말리지는 한국인의 잠재의식 중 하나인 '신명'에서 나오는 것인가.

이 점에 대해 작가에게 물었더니, “손맛은 진짜 드로잉 작업을 많이 한 사람에게 있다. 그들은 스스로 안다. 드로잉 작업이 하늘을 찌를 정도로 작업을 한 작가만이 그 맛을 느끼고 즐기며 작업하는 힘이다. 그래서 손을 많이 사용한 인간 특히 예술가는 그것을 본능적으로 아는 것이다. 회화적인 작업은 몸짓만으로 감지가 안 되는 이유다”라고 대답한다.

그녀의 화풍은 장 뒤뷔페의 거친 화풍인 '아르브뤼(Art Brut)', 독일의 표현주의를 연상시킨다. 그렇게 거친 붓질이 오히려 사람의 마음을 부드럽게 녹인다. 한국어에 '어루만진다' 말이 떠올린다. 그래서 회화적 표현은 그녀에게 매직이 된다. 작업을 통한 치유(clinic)의 의미, 고통을 처방하는 그 이상의 의술(medicine)이라고 작가는 말한다.

그녀는 그림을 그리는 것이 아니라 지우고 뭉갠다. 이에 대해서도 물었다 그랬더니 “나는 그리고 난 이후 마르기 전에 지우고 뭉개기를 하면 인체를 해체시키는 쾌감을 느낀다. 그 과정이 굉장히 재미있다. 그런 가운데 의도치 않은 작품의 해체가 일어나기에 하는 일이다. 나만의 작업에서 느끼는 해방감이다”라고 답한다.

그녀 작품 중에는 사람을 동물의 우화로 그린 것이 많다. 그래서 이에 대해서도 물었다. 답은 이렇다. “ 나는 인간을 동물로 순치시켜 그 동물을 통한 인간의 또 다른 시선을 본다. 인간이나 동물이나, 생물체인 우리는 어쩌면 모두 동물이다. 작품에 대한 새로운 변주를 의미한다. 일종의 음악적인 요소를 끌어들여 비틀어 작업하는 것이다”라고

<슬픈 가족사가 그녀를 화가로>

▲ 김영미 I ‘독작도(Drink Alone)’ Oil on Canvas 33*24cm 2014

이번에는 언제부터 화가가 되려 했나 물었다. “초등학교 시절부터다. 거기에 슬픈 가족사가 있다. 외아들인 오빠가 중2 때 심장병으로 죽자 아버지는 혈통을 이어야 한다며 밖으로 나돌았고 어머니는 젊은 대리모까지 집안에 들여와야 했기에 참담했어요. 그녀에게 그림은 이것으로부터 탈출이자 그런 고통을 밖으로 표출하는 방법이었다”라고 답한다.

그녀가 그림에 몰입하다보면 세상만사 시름과 걱정을 다 잊어버린 게 된단다. 그릴 수 있다는 것만으로 지금은 행복하단다. 이런 고통이 그녀는 아이러니하게도 화가로 만들다.

하여간 지금 그녀는 국내 '국립현대미술관', '서울시립미술관' 등에 작품이 소장품 돼 있고 국외 독일 베를린과 본, 미국 워싱턴, 중국 상하이 등 10여 점에 소장돼 있다. 그녀는 33살에 독일이 통일이 되기 전 수도였던 본에서 처음 연 해외전시도 잊지 못하고 있다.

그리고 그녀 말에 의하면, 끝없이 펼쳐지는 바다의 수평선과 평야의 지평선을 볼 수 있는 특징을 가진 군산과 김제에 살았기에, 그녀는 꼬리에 꼬리를 무는 상상력을 일으키는데 별 어려움을 느끼지 못한단다. 이건 지리학적 환경이 작가에게 준 혜택 중 하나가 아닌가.

영상작가로 영국 테이브 모던 내 스타 시네마에서 할머니의 점심 영영 소개 후 작가 소개

그녀는 작년 10월에 백남준 '런던 테이트 모던 회고전'과 함께 이 미술관 소속 ‘스타 시네마’에서 열린 ‘필름 앤 아트’ 행사에 이이남 작가 등과 참가했다. 거기서 초대받은 <화가의 엄마(Painter and Mom)>이 소개돼 찬사를 받았단다. 이 영상은 모친의 신체적 변화와 차별을 이슈로 담은 작품이다. 지난 8월 이 작품은 '부산국제영화제' 경쟁작으로 선정돼 상영되기도 했단다.

그러면서 그녀는 백남준 회고전에 대한 소감도 이렇게 전한다. “전시장 룸마다 그 시대를 표방한 세션을 마련해 관객이 그의 작품을 밀도 있게 이해시키는 전시 방식이 매우 인상적이었다. 그분을 통해 과거와 현재, 시공을 초월한 삶을 재발견하게 된 것 같았다”

김영미 작가와 그녀 작품인 ‘자연인(Natural Person)' 45*38cm 2007

끝으로 김영미 (KIM Young-Mi, 1961년 생) 소개하면, 홍익대 대학원(MFA) 원광대 학부(BFA) 공부했다. 그동안 전시를 보면 이렇다. 2020년에 룩셈부르크에서 개인전 '아르코(Artkoco) 전' 취소, 2020년에 미국 뉴저지 '오닉스(Onyx) 갤러리' 전시 중 I 2019년에 상하이 '윤 아르테' 개인전 I 2018년에 미국 뉴욕(브루클린) '스페이스 갤러리(Space 766 Gallery)', 개인전 I 2018년에 미국 뉴저지 주 '샌디 베넷 아트갤러리(Sandy Bennett Art Gallery)' I 2017년에 룩셈부르크 '개인전(Rendez-vous Au Foyer Cercle)' I 2015년에 상하이 '윤 아르테' 개인전 등 2019년에 공동 초대전 테이트 모던 '스타 시네마'  '화가의 엄마' 작품 초대받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