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갤러리 2020년 예정 전시 1. 제니 홀저 2. 박서보 3. 최욱경 4. 안규철 5. 이우환]
국제갤러리는 2020년 첫 전시로 오는 3월 12일 미국의 개념미술가 제니 홀저(Jenny Holzer, 1950-)의 개인전을 K2, K3에서 개최한다. 언어를 가장 주요한 수단으로 사용하는 작가 제니 홀저는 1970년대 후반부터 텍스트(text)를 사용한 개념미술을 시도, 지난 40여 년간 지속해왔다. 그는 역사 및 정치적 부당성과 사회적 문제를 다룬 짧은 문구들을 LED 사인, 라이트 프로젝션과 같은 가장 현시대적이고 상업적인 매체로 전달하며 동시대인들에게 강력한 임팩트를 선사한다. 국제갤러리는 2011년 이후 9년 만에 열리는 제니 홀저의 국내 개인전을 통해 작가의 대표 조각 작품인 LED 사인 연작을 비롯한 신작과 구작을 선보일 계획이다. 특히 LED 사인 조각 작품은 올해 스페인 빌바오 구겐하임 미술관(Guggenheim Bilbao Museum)에서 열린 작가의 대규모 회고전에서도 대거 전시되어 화제가 된 바 있다. 또한 제니 홀저는 최근 국립현대미술관의 커미션 프로젝트 《당신을 위하여: 제니 홀저》(2020년 7월 5일까지)를 통해 최초로 한글이 구현된 로봇 LED 사인 작품을 발표했다.
동시에 국제갤러리는 약 2년간의 보수 공사를 마치고 새롭게 문을 여는 K1 건물의 재개관을 기념하여 단색화의 거장 박서보(Park Seo-Bo, 1931-)의 개인전을 같은 날인 3월 12일 동시 개최한다. 1987년부터 자리를 지켜온 국제갤러리 K1은 가장 ‘서울적인 장소’로 꼽히는 삼청동 길의 풍경과 예술의 흥미로운 요소를 풍성히 담아내며 공공영역인 거리에 전해왔다. 국제갤러리는 새로 선보이는 K1의 첫 전시로 박서보의 개인전을 개최, 한국의 고유한 정신성을 바탕으로 한 ‘묘법’ 연작을 전시한다. 간결함과 단아함이 돋보이는 박서보의 ‘묘법’은 명상을 통해 마음을 비워내고 수신을 일깨우는 행위를 지향하는 작가의 대표 연작이다. 한편 박서보는 올해 국립현대미술관에서 대규모 회고전을 성황리에 마쳤으며, 최근 제64회 대한민국예술원상 미술 부문을 수상했다. 현재는 버려진 미사일 기지에 안도 타다오(Ando Tadao)가 건축한 독일 노이스 랑엔 재단(Langen Foundation)에서 독일에서의 첫 개인전 《Park Seo-Bo》(2020년 3월 29일까지)를 전시 중이다.
이어 5월에는 강렬하고 대담한 추상회화 작품으로 알려진 작가 최욱경(Wook-kyung Choi, 1940-1985)의 개인전을 K2에서 개최한다. 단색화와 아방가르드 운동이 지배적이었던 1960-70년대에 최욱경은 한국 현대미술사적 맥락의 주류에서 벗어나 미국과 한국을 오가며 독자적인 예술적 실천을 수행했다. 국제갤러리는 그를 재조명하기 위한 지난 2016년의 개인전을 통해 최욱경이 미국에 체류하며 화가로서의 정체성을 찾고 자신만의 화풍을 정립한 결정적 시기인 1963년부터 1978년까지의 추상회화와 콜라주 작품을 다양하게 선보였다. 국제갤러리는 4년 만에 개최하는 이번 전시에서 최욱경의 폭넓고 실험적인 작업 스펙트럼을 주목하는 동시에 자유분방한 붓질과 함께 흑백의 모노톤이 돋보이는 회화 작품들을 다시금 집중 조명할 예정이다.
한편 국제갤러리 부산점에서는 5월 중 안규철(Ahn Kyuchul, 1955-)의 개인전을 개최한다. 안규철은 일상적 오브제와 언어를 주요 매체로 사용하여 관객으로 하여금 사물의 본성, 세계의 부조리와 모순을 마주하고 사유하게끔 하는 작업을 해오고 있다. 안규철은 특유의 개념적 사고와 현실의 우회적 재현으로 한국 개념미술 계보의 대표 작가로 분류되어 왔지만, 2017년 국제갤러리 개인전 《당신만을 위한 말》을 통해 각기 다른 관심사를 추구하는 여러 개별적 작업을 병치시킨 다양한 작품세계를 보여주었다. 이후 3년 만에 국제갤러리 부산점에서 개최하는 이번 전시는 안규철이 부산에서 여는 첫 개인전으로, 신작을 다수 선보일 계획이다.
2020년 하반기 전시로는 9월 초 K1, K3에서 개최하는 이우환(Lee Ufan, 1936-)의 개인전이 예정되어 있다. 이우환은 올해 활발한 전시활동을 펼치며 최근 뉴욕타임스(The New York Times)가 선정한 'Best Art of 2019'에 이름을 올렸다. 올 여름에는 디아 비컨(Dia:Beacon) 미술관에서 자연과 주변 환경, 다른 물질과의 관계를 형성하는 하나의 장을 표현한 설치작 <관계항> 3점을 선보였으며, 현재는 미국 워싱턴 허쉬혼 박물관 조각정원에서 이례적으로 한 작가의 작품으로 야외 공간 전체를 채우는 대규모 개인전(2020년 9월 13일까지)을 전시 중이다. 국제갤러리는 2009년 이우환의 개인전 《Sculpture》 이후 11년 만에 작가의 국내 개인전을 개최하여 주요 대표작을 대대적으로 선보일 계획이다. 특히 오는 9월에는 제13회 광주비엔날레(2020년 9월 4일부터 11월 29일까지)도 개최될 예정이라, 한국을 찾는 국내외 유명 미술계 인사들의 주목을 받을 것으로 기대된다.
이 밖에도 국제갤러리는 젊은 작가들의 적극적인 활동을 공유하기 위한 기획전 및 다양한 전시를 준비 중에 있다. 현재 국제갤러리는 독특한 회화적 세계를 구축한 문성식(1980-)의 개인전 《아름다움. 기묘함. 더러움.(Beautiful. Strange. Dirty.)》을 서울점에서 2020년 1월 19일까지, 호주 출신 작가 다니엘 보이드(Daniel Boyd, 1982-)의 개인전 《항명하는 광휘(Recalcitrant Radiance)》를 2020년 2월 29일까지 부산점에서 전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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